50년 소나무숲을 베고 연구소를 짓겠다고요?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충남대학교 서문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건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숲이다. 나무의 수종은 평범하지만, 이 숲이 품고 있는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다. 40년 넘게 학생들의 동선을 따라 자라왔고, 누구에게는 쉬어가는 그림자였으며, 누구에게는 대학 시절의 일부분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었다. 그런데 이 숲이 사라질 수도 있다. 충남대가 추진 중인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 부지가 지난해 9월 이곳으로 변경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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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대 소나무 숲의 모습 |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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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나무숩이 빼곡히 자란 모습 |
| ⓒ 이경호 |
학내 곳곳에는 "소나무숲을 지키자"는 대자보와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학생들은 답사 현장에서 "아무도 모르게 바뀐 개발 계획이 지금 숲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은 숲의 문제뿐 아니라 학교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를 함께 지적하고 있다.
충남대는 2023년 5월 교육부의 반도체공동연구소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총 6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완공 시점은 2026년이었으나 현재는 설계 지연으로 2028년 완공이 목표다. 당초 연구소 건립을 검토한 장소는 공대 인근 드론·로봇실습장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지난해 9월경 부지를 소나무숲으로 변경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 공개나 구성원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함께 답사한 학생들은 "절차적으로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될 뿐, 왜 숲을 부수는 쪽으로 급히 틀었는지 설명이 없다"고 지적한다.
앞서 지난 9월 진행된 공청회에서 윤갑천 시설과장은 "부지 선정 과정에 법적 하자는 없었다"라고밝혔다. 또 조철희 기획처장은 "이 사업은 대전시와의 대규모 매칭펀드를 포함한 권역 공동 대응 사업으로, 한 번 어기면 사업 수주 자체가 어렵다"며 "예산 문제를 떠나 현시점에서 다시 돌리기에는 구성원들이 입게 될 피해가 너무 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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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이 동참을 호소문과 연명요청 |
| ⓒ 충남대소나무지킴이 |
학생들은 "숲을 없앤 뒤 대체서식지를 조성한다는 식의 사후 보완책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애초에 다른 후보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존 후보지였던 드론실습장 재검토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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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대에 붙어있는 대자봐 |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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