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준순 "신인 김주오가 '형~'하고 다가오는데, 저는 그런 스타일 아닙니다" [더게이트 인터뷰]

황혜정 기자 2025. 11. 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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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로 맺은 인연
-먼저 다가간 신인 김주오
-성장하는 2년 차 박준순
최근 연탄봉사 후 취재진과 인터뷰 한 두산 내야수 박준순. (사진=더게이트 황혜정 기자)

[더게이트]

"(김)주오가 먼저 '형~' 이러고 다가오더라고요. 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웃음)."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순(19)은 최근 연탄 봉사를 한 날 취재진과 만났다. 얼굴에는 페인트랑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었지만, 그의 머릿속을 가장 많이 맴도는 얼굴은 내년부터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될 2026년 두산 1라운드로 뽑힌 신인 외야수 김주오(18)였다.

"주오가 좀 그런 게 있더라고요. 숫기가 없어서 먼저 잘 다가와줘서 금방 친해졌던 것 같아요. 처음 봤는데 바로 '형~' 이러면서 와서 이것저것 질문하는 거 보고, '나랑 결이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박준순은 스스로를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먼저 다가오는 후배가 고맙다고 했다. "저는 약간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편이에요. 근데 이렇게 먼저 와서 '형' 부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후배들이 있으면, 저도 더 알려주고 싶어져요. 그런 후배들이 참 고맙죠."
두산 베어스에 지명된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프로 1년 차를 막 끝낸 박준순에게 2025시즌은 말 그대로 '프로의 벽'을 온몸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일단 프로 첫 시즌을 보내면서 진짜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부족한 부분이 생각보다 더 많구나 싶었고, 체력 떨어지는 것도 확 느껴졌고요. 경기 나가는 것 자체가 얼마나 귀한 기회인지도 많이 느꼈어요."

출장 기회가 신인치고 많은 편(91경기) 이었지만, 그는 "운이 좋아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다.

"그래도 운이 좋아서 나가다 보니까 경험도 쌓이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대타로 나갔을 때 팬분들 환호성 들렸던 순간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제가 나와서 팬들이 환호해주시는 모습 보면서, 진짜 뿌듯했어요."

KT전 대타로 나섰던 한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다. 찬스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갔던 그날, 환호성 뒤에 남은 건 아쉬움이었다.

"KT랑 했을 때 찬스에서 대타로 나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도 환호는 많이 해주셨거든요. 근데 제가 긴장을 많이 해서, 끝나고 나서는 아쉬움이 더 남았어요. 그런 것도 다 내년을 위한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출루 경기를 펼친 박준순(사진=두산)

이런 1년을 버티고 나서 만난 게 '형~' 하며 다가오는 신인 김주오다. 그래서 박준순이 후배들에게 반복해서 꺼내는 단어는 '각오'다.

"프로가 진짜 쉽게 볼 곳은 아닌 것 같아요. 후배들한테는 '프로가 쉽지 않으니까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해주고 싶어요.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대단한 거니까, 서로 안 다치고 오래 같이 야구했으면 좋겠어요."

자신도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은 입장이다. 그렇지만 1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건, 아는 만큼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다.

"저도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그래도 주오처럼 먼저 다가와서 질문하고, 같이 고민해주는 후배가 있으면 저도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내가 헛되게 1년을 보낸 건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내야 경쟁 구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두산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했고, 내야 재편은 곧 포지션 이동과 출전 시간 변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준순도 그 가운데 서 있다.
박찬호가 두산과 4년 80억 원 규모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사진=두산)

"상대 팀의 좋은 내야수 형이 우리 팀으로 온다고 했을 때, '두산 내야가 더 탄탄해지겠구나' 싶었어요. KBO를 대표하는 내야수니까 같은 팀이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옆에서 운동하는 것만 봐도 배울 점이 되게 많을 것 같아요."

박찬호 영입은 누군가에게는 기회 축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묻자, 그는 짧고 분명하게 답했다.

"그런 나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알죠. 그래도 저는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준비하는 게 제 몫이라고 봐요."

비시즌 첫 번째 과제는 '몸'이다. 벌크업 수준의 극단적인 증량보다는, 시즌 끝까지 버티는 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후반에 힘 떨어지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웨이트의 필요성을 제대로 느꼈고요. 벌크업까지는 아니더라도, 탄탄한 몸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조금 쉬고 있고, 비시즌에는 웨이트를 중점적으로 할 것 같아요."
두산 붙박이 3루수로 자리잡고 있는 박준순. (사진=두산베어스)

김원형 두산 신임 감독이 건넨 주문도 수비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감독님이랑 얘기했을 때 수비를 더 많이 신경 쓰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타석에서는 볼을 덜 쫓아가고, 제 기준을 확실히 정해서 들어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요. 올해는 솔직히 좋은 공 보이면 그냥 치는 느낌이 강했는데, 내년에는 좀 더 제 스윙존을 분명히 만들려고 해요."

동기들에 대해 묻자, 그는 "다 같이 첫 해 잘 버텨줘서 다행"이라고 했다. "동기들 다들 첫 해 나쁘지 않게 보낸 것 같아서, 일단 안 다치고 열심히 한 게 제일 다행이에요. 힘든 시기도 있었겠지만 각자 자리에서 버텨줬으니까,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야기의 끝은 다시 김주오로 돌아왔다. 마무리훈련장에서, 행사장에서, 그리고 앞으로 잠실 야구장에서. '형~' 하며 다가오는 신인과, 한 시즌 먼저 프로를 버틴 이제 2년 차를 시작하는 내야수의 동행이 이제 막 시작되는 참이다.

"저도 아직 많이 배우는 중이에요. 그래도 주오처럼 먼저 다가와서 '형' 부르면서 물어보는 동생 있으면, 저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는 둘 다 그라운드에서 자주 보였으면 좋겠어요. 같이 그라운드를 지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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