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준순 "신인 김주오가 '형~'하고 다가오는데, 저는 그런 스타일 아닙니다" [더게이트 인터뷰]
-먼저 다가간 신인 김주오
-성장하는 2년 차 박준순

[더게이트]
"(김)주오가 먼저 '형~' 이러고 다가오더라고요. 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웃음)."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순(19)은 최근 연탄 봉사를 한 날 취재진과 만났다. 얼굴에는 페인트랑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었지만, 그의 머릿속을 가장 많이 맴도는 얼굴은 내년부터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될 2026년 두산 1라운드로 뽑힌 신인 외야수 김주오(18)였다.
"주오가 좀 그런 게 있더라고요. 숫기가 없어서 먼저 잘 다가와줘서 금방 친해졌던 것 같아요. 처음 봤는데 바로 '형~' 이러면서 와서 이것저것 질문하는 거 보고, '나랑 결이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프로 1년 차를 막 끝낸 박준순에게 2025시즌은 말 그대로 '프로의 벽'을 온몸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일단 프로 첫 시즌을 보내면서 진짜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부족한 부분이 생각보다 더 많구나 싶었고, 체력 떨어지는 것도 확 느껴졌고요. 경기 나가는 것 자체가 얼마나 귀한 기회인지도 많이 느꼈어요."
출장 기회가 신인치고 많은 편(91경기) 이었지만, 그는 "운이 좋아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다.
"그래도 운이 좋아서 나가다 보니까 경험도 쌓이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대타로 나갔을 때 팬분들 환호성 들렸던 순간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제가 나와서 팬들이 환호해주시는 모습 보면서, 진짜 뿌듯했어요."
KT전 대타로 나섰던 한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다. 찬스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갔던 그날, 환호성 뒤에 남은 건 아쉬움이었다.

이런 1년을 버티고 나서 만난 게 '형~' 하며 다가오는 신인 김주오다. 그래서 박준순이 후배들에게 반복해서 꺼내는 단어는 '각오'다.
"프로가 진짜 쉽게 볼 곳은 아닌 것 같아요. 후배들한테는 '프로가 쉽지 않으니까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해주고 싶어요.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대단한 거니까, 서로 안 다치고 오래 같이 야구했으면 좋겠어요."
자신도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은 입장이다. 그렇지만 1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건, 아는 만큼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다.
"저도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그래도 주오처럼 먼저 다가와서 질문하고, 같이 고민해주는 후배가 있으면 저도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내가 헛되게 1년을 보낸 건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상대 팀의 좋은 내야수 형이 우리 팀으로 온다고 했을 때, '두산 내야가 더 탄탄해지겠구나' 싶었어요. KBO를 대표하는 내야수니까 같은 팀이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옆에서 운동하는 것만 봐도 배울 점이 되게 많을 것 같아요."
박찬호 영입은 누군가에게는 기회 축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묻자, 그는 짧고 분명하게 답했다.
"그런 나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알죠. 그래도 저는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준비하는 게 제 몫이라고 봐요."
비시즌 첫 번째 과제는 '몸'이다. 벌크업 수준의 극단적인 증량보다는, 시즌 끝까지 버티는 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김원형 두산 신임 감독이 건넨 주문도 수비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감독님이랑 얘기했을 때 수비를 더 많이 신경 쓰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타석에서는 볼을 덜 쫓아가고, 제 기준을 확실히 정해서 들어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요. 올해는 솔직히 좋은 공 보이면 그냥 치는 느낌이 강했는데, 내년에는 좀 더 제 스윙존을 분명히 만들려고 해요."
동기들에 대해 묻자, 그는 "다 같이 첫 해 잘 버텨줘서 다행"이라고 했다. "동기들 다들 첫 해 나쁘지 않게 보낸 것 같아서, 일단 안 다치고 열심히 한 게 제일 다행이에요. 힘든 시기도 있었겠지만 각자 자리에서 버텨줬으니까,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야기의 끝은 다시 김주오로 돌아왔다. 마무리훈련장에서, 행사장에서, 그리고 앞으로 잠실 야구장에서. '형~' 하며 다가오는 신인과, 한 시즌 먼저 프로를 버틴 이제 2년 차를 시작하는 내야수의 동행이 이제 막 시작되는 참이다.
"저도 아직 많이 배우는 중이에요. 그래도 주오처럼 먼저 다가와서 '형' 부르면서 물어보는 동생 있으면, 저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는 둘 다 그라운드에서 자주 보였으면 좋겠어요. 같이 그라운드를 지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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