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유격수' 보낸 KIA, '만19세 유망주' 품었다

양형석 2025. 11. 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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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6일 FA 박찬호의 보상선수로 투수 홍민규 지명, 두산은 김재환 방출

[양형석 기자]

'80억 유격수'를 보낸 KIA가 고민 끝에 만19세 유망주 투수를 보상선수로 선택했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FA 내야수 박찬호에 대한 보상선수로 우완 홍민규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KIA 관계자는 "신인이지만 지금까지 등판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좋은 제구력을 보유하고 있어 선발 자원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속구의 수직 무브먼트 수치가 평균 이상이며 체인지업의 완성도도 높아 투수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야탑고 출신의 홍민규는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후 시즌 개막 후 일주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1군에서 2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20경기에 출전한 홍민규는 33.1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4.59의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4경기에 등판해 22이닝5실점(4자책)으로 2홀드1.64의 좋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
 KIA는 두산으로부터 유격수 박찬호의 보상선수로 올해 루키시즌을 보낸 2006년생 우완 유망주 홍민규를 지명했다.
ⓒ 두산 베어스
희비 교차했던 타이거즈의 보상선수 5인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응원하는 팀에 입단해 성장한 선수가 은퇴할 때까지 팀에 남아주길 바라지만 FA제도가 있는 KBO리그에서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으로 팀을 옮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구단 입장에서는 FA선수가 떠날 경우 보상선수를 잘 선택해 활용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작년까지 5명의 FA 선수가 팀을 떠났던 타이거즈 역시 5명의 보상선수를 지명한 바 있다.

1998 시즌이 끝나고 10년 연속 두 자리 승 수를 기록한 이강철(kt 위즈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자 해태는 같은 잠수함 투수인 박충식을 보상선수로 영입했다. 박충식은 타이거즈에서 2년 동안 71경기에 등판해 8승11세이브13홀드를 기록했지만 전성기의 구위와는 거리가 있었다. 홍현우의 보상선수 최익성 역시 KIA에서 1년 동안 60경기에 출전한 후 2002년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했다.

KIA는 2014 시즌을 앞두고 1번타자 이용규(키움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자 포수 유망주 한승택(kt)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당시 한승택은 프로에서 1년을 보내고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야구단 입대가 예정돼 있었는데 KIA는 미래를 위해 군입대를 앞둔 한승택을 선택했다. 한승택은 전역 후 10년 동안 KIA 유니폼을 입었지만 한 번도 주전포수로 활약하지 못했고 지난 20일 kt와 FA계약을 체결했다.

KIA의 보상선수 지명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선수는 역시 사이드암 임기영(삼성)이었다. 2012년 한화에 입단한 임기영은 상무 입대를 앞둔 2014년 스토브리그에서 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지명 받아 KIA 유니폼을 입었다. 군복무를 마친 임기영은 2017년 KIA의 4선발로 활약하면서 8승6패3.65의 성적으로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고 이후에도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유망주 임기영을 보상선수로 지명해 톡톡히 재미를 봤던 KIA는 2020 시즌을 앞두고 주전 2루수 안치홍(키움)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을 때도 우완 유망주 김현수(kt 외야수와 동명이인)를 보상선수로 데려왔다. 하지만 김현수를 KIA로 이적시킨 안치홍이 롯데와 한화를 거쳐 키움으로 이적한 6년 동안 김현수는 1군에서 56경기에 등판해 2승6패를 기록하며 KIA 구단과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선발-불펜 모두 가능한 만19세 유망주

오재일과 윤석민, 김하성, 신민혁(NC 다이노스), 오원석(kt) 등을 배출한 성남 야탑고를 졸업한 홍민규는 고교 시절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파워피처는 아니었지만 안정된 제구력과 뛰어난 경기 운영으로 '즉시 전력감'이라고 평가 받았다.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 2라운드에서 서울고 투수 최민석을 지명한 두산은 3라운드 전체 26순위로 야탑고의 우완 홍민규를 지명했다.

홍민규는 투구 스타일로 보면 불펜보다 선발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두산은 토종에이스곽빈의 합류가 늦어진 상황에서도 콜 어빈과 잭 로그, 최승용, 최원준, 최준호, 김유성 등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홍민규는 시즌 개막 후 8일 만에 1군에 올라와 불펜으로 활약했고 1군 진입 후 13경기에서 2승1세이브1.83의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5월11일 NC전에서는 3.2이닝(1실점)을 소화하기도 했다.

홍민규는 5월17일과 22일 2번의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6.2이닝7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후 홍민규는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여느 신인 선수들처럼 1군과 2군을 넘나들면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성적은 2승1패1세이브4.59로 루키임을 고려하면 나름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홍민규는 KIA에 보상선수로지명을 받으면서 내년부터 광주의 챔피언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다.

박찬호가 두산으로 이적했을 때 많은 야구팬들은 KIA가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두산으로부터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내야수 자원을 보상선수로 지명할 거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KIA는 당장 박찬호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내야수가 아닌 젊은 투수 유망주를 선택했다. 이로써 당장 내년 주전 유격수가 마땅치 않은 KIA는 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유격수 김도영'을 보게 될 확률이 한층 높아졌다.

한편 두산은 이날 투수 콜 어빈과 홍건희, 고효준, 김도윤, 내야수 이한별, 외야수 김재환을 내년 시즌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특히 2008년 두산 입단 후 베어스에서만 18년 동안 활약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김재환의 보류선수 명단 제외는 두산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써 김재환은 그 어떤 보상선수나 보상금 출혈도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유계약' 선수 신분으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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