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 상품기준 완화 주효했나...'상승세' 탄력받았다

원성심 기자 2025. 11. 27. 09: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온주밀감 상품기준 완화 시행 2개월, 소비시장 반응은
"크기 보다는 맛"...당초 우려와 달리, 소비자 공감대 확산
11월 평균 가격 '1만3천원' 상승세..."1조5천억시대 보인다"

역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맛'이었다.

올해산 제주감귤이 '국민 과일'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전국 소비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11월 들어 더욱 치고 올라서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제주감귤 사상 첫 '1조5000억' 조수입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11월 평균 전국 9대 도매시장의 제주산 온주밀감 평균 경락가격은 5kg들이 한 상자당 1만 3104원(11월 26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2023년산의 11월 가격(1만1592원)과 비교하면 13%, 2024년산 때(1만2005원)와 비교하면 9% 오른 가격이다. 

누적 평균가격은 1만208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1%, 2023년보다 13% 상승했다.

26일 이뤄진 1일 시세를 보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날 5kg 기준 평균가격(9대 도매시장)은 1만3800원을 기록했다. 2024년산 같은 날(1만2700원)보다는 13% 높은 수치다. 

올해산 처리 계획량(40만4900톤)에 대비한 출하율은 26.6%를 기록하고 있다. 도외 상품으로 6만731톤, 수출.가공.군납 등으로 4만6869톤 등 총 10만7600톤이 처리됐다. 

아직은 출하 초반 상황이지만, 예년 시세와 비교하면 상당히 경쾌한 흐름이라는 것이 농정당국이나 생산자단체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산 제주감귤이 상품품질 기준을 '맛' 중심으로 개선한 후 소비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농협하나로마트 과일 판매대. 

올해 겨울철 과일시장에서 제주도의 온주밀감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결정적 이유는 '품질'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크기' 중심으로 이뤄지던 상품 출하 기준이 올해산부터는 '맛' 중심으로 전면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산 감귤의 수확을 앞둔 지난 9월10일, 제주농산물수급관리 운영위원회는 총회를 열고 '2025년산 온주밀감 상품 품질기준 및 가공용 감귤 수매단가'를 심의, 의결했다. 상품 품질기준은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것으로, 총회 의결을 거쳐 새롭게 고시됐다. 

고시된 새로운 기준은 상품감귤 출하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기존 온주밀감의 상품품질 기준은 과실 크기 2S(횡경 49㎜ 이상 또는 1과 무게가 53g 이상)부터 2L(횡경 70㎜이하 또는 1과 무게가 135g 이하) 범위로 제한됐다. 이 규격의 범위를 초과해 커도 안되고, 그렇다고 작아도 출하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감귤유통조례에 따라 과태료 처분 등이 이뤄진다. 

반면 올해산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기준은 기존 규격을 일부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면서도, 전제 조건으로 엄격한 '당도' 규정이 신설됐다. 

달라진 내용을 보면, 기존 규정에 추가해 광센서 선별기(휴대용 비파괴 당도 측정기 포함)로 측정한 당도 10브릭스 이상일 경우 △과실의 크기가 2S 미만(횡경 45㎜ 이상 49㎜ 미만 또는 1과 무게가 50g 이상 53g 미만)인 온주밀감 △과실의 크기가 2L 초과(횡경 70㎜ 초과 77㎜ 이하 또는 1과 무게가 135g 초과 150g 이하)인 수출용 온주밀감도 상품으로 출하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또 토양피복자재(타이벡 등) 재배 온주밀감 중 광센서 선별기를 통과한 당도 10브릭스 이상 2L 초과(70㎜ 초과 77㎜ 이하) 감귤도 상품 출하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9월10일 열린 제주농산물수급관리 운영위원회 총회.

이러한 결정은 기후위기와 소비트렌드 변화로 기존 감귤 상품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생산·판매업계의 애로사항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자는 선호도에 따라 다양하고 맛있는 감귤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 감귤 농가는 다양한 품종 재배와 적기 수확 및 분산 출하를 통해 적정 가격을 보장받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산 감귤 '만다린' 수입에 대응하는 차원도 있다. 

농협 제주본부 감귤지원단 관계자는 "노지감귤의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에 있고, 이런 와중에 대과(大果) 등의 유통은 제한되어 있어서 유통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노지감귤 생산량이 감소하면 수요를 대채하기 위해 만다린 등 수입 증가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다린 등 수입이 증가하면, 노지감귤 이후 출하되는 월동온주, 만감류 등 출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렇기에 상품 규격에서 벗어난 대과 등의 노지감귤도 당도가 적합하면 시장에 출하해 소비자 수요에 맞추는 공급체계를 만들고, 농가의 소득안정에도 기여하자는 취지로 완화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걱정과 불안도 적지 않았다.

상품 기준이 완화되면 유통 물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맛'으로 승부를 하고자 한다면, 이 또한 넘어서야 할, 정면 돌파해야 할 부분이라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올해산 감귤부터 상품품질 기준의 개선이 이뤄졌다.

상품 품질 기준이 변경 고시된 후 두달 여가 지난 시점, 현재까지의 상황에서 제주도의 새로운 시도는 일단 성공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감귤의 당도를 높이며 품질을 향상시킨 결과, 크기에 큰 영향 없이 소비시장의 반응이 매우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과일로 제주감귤을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올해 전체적인 유통량은 감소하지만,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고의 조수입도 기대되고 있다.

김형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올해 생산량이 예년과 비교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감귤은 생육과 당도가 우수하고, 가격도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남은 수확 기간 동안 품질관리에 힘쓰면 농가 소득도 예년보다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질 중심의 상품화 기준으로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겠다"며 "제주농산물 수급관리연합회와 농·감협,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감귤 조수입 1조 5000억 원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전경.  ⓒ헤드라인제주 DB

이러한 가운데, 과제도 남아 있다. 앞으로도 품질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하고, 상품외 감귤의 출하를 철저히 차단하면서 소비시장에 확실한 신뢰를 줘야 하는 점 등이 제기된다.

장기적으로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변화 대응, 수입 과일의 유입 증가, 대체과일과의 경쟁 등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제주농협 감귤지원단 관계자는 "제주감귤산업에서 과일 수입량 증가 등의 불안 요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온주밀감의 상품 품질기준도 이러한 불안요소에 유기적으로 대응해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주밀감 상품 품질기준 완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농협, 행정을 포함한 유관기관들의 협력 또한 필요하다"며 "상품외감귤의 철저한 유통단속과 고품질감귤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 금번 온주밀감 상품 품질기준 완화가 급변하는 감귤산업의 유통변화에 대응하고, 농가 소득의 안정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Copyright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