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이후 한 달 식대 지출 2위 나경원...1위도 같은 당 소속

김지현 2025. 11. 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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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정치자금 봉인 해제] 2024년 12월 4일~12월 31일 숙박·식대·기타 특이사항 지출 분석

[김지현, 이종호 기자]

 2024년 12월 3일 밤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씨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시민들이 국회 앞에 집결해 계엄해제, 윤석열 탄핵 등을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2024년 12월 3일 한밤중 기습적으로 불법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국회는 시민들의 움직임 만큼이나 분주하게 돌아갔다. 12월 4일 새벽 1시께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12월 14일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정국은 요동쳤고, 그 흔적은 국회의원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떤 국회의원들은 귀가하지 못하고 비상대기 하고 있었고, 동료 의원·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또 어떤 의원들은 탄핵 촉구 집회에 쓰일 현수막이나 푯말 등 물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불법 비상계엄 다음날인 2024년 12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여의도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씀씀이 중 특이사항을 살펴보자. 아래 서술된 내용들은 의정활동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위법성은 없다.

[숙박비 지출] 지역구-여의도 퇴근 못한 박수현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정안정법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국회의원 정치자금 지출내역을 분석해보면, 2024년 12월 4일부터 그해 마지막날까지 가장 많은 숙박비를 지출한 국회의원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었다.

박수현 의원은 12월 4일부터 11일까지(결제일 기준) 총 177만 8800원을 숙박비 명목으로 지출했다. 한번에 3박 혹은 4박을 결제한 적도 있다.

박 의원은 "지역구-서울 출퇴근이 몸에 밴 제가 비상계엄에서 대통령 탄핵 동안 퇴근을 못하고 국회 주변에서 비상대기했었다"라며 "당시의 긴박한 심정들이 스쳐지나간다"라고 회고했다. 참고로 그는 초선이던 19대 국회의원 때도 지역구에서 여의도 국회로 출퇴근했는데, 출퇴근 길에 들은 이야기를 엮어 <고속버스 의원실>이라는 책을 펴냈었다.

이 기간 두 번째로 숙박비를 많이 지출한 의원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갑). 총 155만 5196원을 지출했는데 한번에 2박, 3박씩 결제한 이력이 있다. 김미애 의원실 관계자는 "김미애 의원이 서울에 집이 없다. 국회에서 회의 등 의정활동이 늦게 끝나는 경우 숙박을 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2024년 3월 재산공개 때까지만 해도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에 전세 계약을 맺었지만 2024년 중순께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보인다. 임차료 지출이 2024년 상반기에만 잡히기 때문이다. 김미애 의원은 2024년 6월부터 숙박비를 지속적으로 지출했다.

[식대 지출] 식대 지출 상위 4명... 인요한, 나경원, 김종민, 김민석
 왼쪽부터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김종민 무소속 의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국무총리).
ⓒ 남소연
12.3 계엄 이후에도 국회의원들은 정국 현황과 정책 관련해 전문가·언론인 등과 간담회 등을 줄기차게 열었다. 이중 식사비용(식대)과 연결된 지출내역을 확인했다.

2024년 12월 4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166명의 국회의원들은 식대 명목으로 1억 5558만 1829원을 썼다. 166명 의원 평균액은 93만 7240원, 1회 지출 평균 금액은 14만 원선이었다. 그중 해당 기간 식대 명목 총지출이 100만 원 이상인 의원은 45명, 200만 원 이상은 13명이었다. 지출 총액이 300만 원 이상인 의원은 아래 4명이다.

인요한(국민의힘, 비례대표) 366만 379원
나경원(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344만 4250원
김종민(무소속, 세종갑) 305만 2300원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을) 300만 9200원

이 기간 가장 큰 비용을 지출한 인요한 의원은 28일간 20차례 식대를 정치자금으로 지출했다. 지출 단위가 제법 큰 사례도 있었다. 12월 13일 정국현안 및 이슈 관련 논의 간담회로 59만 2000원, 12월 20일 미중 패권 관련 전문가 정책회의로 70만 1827원을 썼다. 12월 26일엔 국회 현안관련 간담회로 53만 3000원을 지출했다. 참석 인원이 많을 경우 한 회 지출 액수가 클 수 있다. 참석 인원 수와 관련한 질의에 인 의원실 측은 "공개회의나 토론회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 의원의 경우, 특이한 점은 AFRC 드래곤 로지 호텔에서 지출한 내역이 있다는 것. AFRC는 'Armed Forces Recreation Center'의 약자로 미군 휴양시설을 말한다. 주한미군 관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인 의원실 관계자는 "인요한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세브란스 국제진료소장 시절부터 오랜 기간 주한미군의 의료 자문역을 맡았다"라며 "이로 인해 미국 정부에서 (지급한) 주한미군기지 상시 출입 패스를 갖고 있어서 이용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 사이 인 의원은 이 시설에서 13차례에 걸쳐 총 202만 9938원을 간담회 식대 명목으로 지출했다. 이 자리에선 한미 및 외교 사안 논의·간담회·정책회의가 진행됐다.
 한국의 미군 휴양 시설인 드래곤힐로지(Dragon Hill Lodge)의 레스토랑 소개.
ⓒ 드래곤힐로지
나경원 의원은 12차례 식대를 지출(344만 4250원)했는데 의정활동을 위한 국회의원 간담회 목적이었다.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국무총리 탄핵 정국으로 치달은 터라 자당 의원간 소통에 힘을 쓴 모양새다.

이 기간 정책간담회만 16차례 연 김종민 의원은 모두 305만 2300원을 썼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현 국무총리)은 이 기간 24차례 식대를 지출(300만 9200원)했는데, 20차례가 윤석열 탄핵과 연결돼 있다. 내역란에는 "비상계엄 관련 의원 간담회", "내란사태 특위 의원 간담회", "내란극복 국정안정특위 의원 간담회", "권한대행 탄핵 관련 법률가 간담회" 등이 기재돼 있었다.

[기타 탄핵 정국 지출] 탄핵 촉구 현수막에 자금 지출, 시트지 훼손 복구 사례도
▲ 관저 달려간 진보당 “윤석열 있어야 할 곳, 관저 따뜻한 아랫목 아니라 차디찬 감방” 2024년 12월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전종덕, 정혜경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윤종오 진보당 의원(울산 북구)의 경우 탄핵 정국 중 현수막 등의 제작 비용으로 108만 3500원을 썼다. 이학영 국회부의장(경기 군포)도 윤석열 탄핵관련 농성 현장 현수막·폼보드·손푯말 제작비로 104만 6100원을 지출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갑)은 12월 27일 '탄핵 정국 집담회 장소대여료'로 28만 8000원을 사용했다. 이날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선 당원 100여 명이 참석하는 행사가 열렸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경기 고양갑)은 국회의원 비상행동 당번용 접이식 및 야전용 침대, 핫팩 구입으로 31만 1900원을 지출했다. 접이식 침대들은 현재까지 의원실에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의 후폭풍으로 정치자금을 지출한 사례도 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2월 17일 지역사무실 시트지 파손에 따른 재부착 비용으로 13만 2000원을 썼다. 의원실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 일부가 여의도에서 마포구로 건너오면서 조정훈 의원실 지역 사무실 건물 앞 시트지에 계란이나 날카로운 것을 던져 시트지 훼손이 심했다고 한다. 해당 시트지에는 의원 소개와 얼굴이 인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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