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70%로 확대? 나경원에 유리' 뒷말...선수가 룰 세팅?

박수림 2025. 11. 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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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선 경선 룰 변경안에 당내 연일 반발...지선기획단 단장 나 의원 "비판, 억지스럽다"

[박수림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1심 선고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 2026 지방선거총괄기획단(아래 지선기획단)이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지선기획단 단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에게 유리한 경선 룰 설정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당심 70% 반영 안에 대해 '민심 역행'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나 의원을 향해서도 "선수로 뛸 사람이 룰 세팅을 이렇게 해놓는 게 맞느냐"는 성토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나 의원은 당내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당 안팎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나 의원은 25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억지스럽다"고 반박했다.

'당심 7·여론조사 3' 밀고 가는 지선기획단... "개인 두고 룰 정하는 건 있을 수 없어"

국민의힘 지방선거 기획단은 이날 경선 룰 변경과 관련해 당내 반발이 일고 있지만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 안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는 경선 룰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후 최고위원회의와 상임전국위·전국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지선기획단 및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조지연 지선기획단 대변인은 "(경선 룰) 7 대 3(당원 투표 70% 대 국민 여론조사 30%)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어려운 선거 과정에서 당세를 확장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게 이번 지선의 최대 과제"라고 설명했다.

나 의원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조 대변인은 '나경원 지선기획단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당심 반영 비율을 높이는 건 부적절하다'라는 지적에 대해 "어떠한 개인을 두고 룰을 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안이 기획단 인사들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엔 "국민 여론을 많이 반영하는 것도 맹점이 있다"며 "인지도 높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오는 게 그간 선거 결과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 기여도와 당원 비율에 대한 강화가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후 <오마이뉴스>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되니까 일각에서는 나 의원에게 유리한 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라고 지적하자 "억지스럽다. 그래서 나는 얘기 안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나한테 물어봤자 대답을 할 수 없다"라며 "(대변인의) 브리핑을 들어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기자가 '단장이니까 입장을 묻는 것'이라고 부연했지만 나 의원은 별다른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희한한 정당"·"참패할 결심" 당내 비판 여전
▲ 국민의힘 지방선거기획단-광역단체장 연석회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광역단체장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시도 광역단체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장우 대전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 연합뉴스
당에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일단 관망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가까운 신지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뉴스1TV 팩트앤뷰> 출연분에서 "지선기획단장이 나경원 의원이다. 이건 딱 보니까 나경원 주연의 '참패할 결심'이다. 참패할 결심을 하지 않았으면 이런 안을 들이밀 수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전 의원은 "제가 봤을 때는 (나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다에 한 표다"라며 "선수로 뛸 사람이 룰 세팅을 이렇게 해놓는 게 맞는가? 이거야말로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홍영림 전 여의도연구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지선기획단이 마련한 경선 룰을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민심 역주행"이라며 "지자체장은 정치적 발언이 제한적이라서 강성 지지층을 향한 강경 행보가 어렵기 때문에 '당원 중심 경선 방식'이 불리할 수 있다. 그나마 갖고 있던 '현직 프리미엄'마저도 스스로 포기하는 희한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원장은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국민의힘 지지층이 가장 선호하는 지방선거 경선 방식은 '당원 50%+일반 국민 50%'로 응답자의 과반수인 56.5%에 달한다. 요즘 당에서 추진 중인 '당원 70%+일반 국민 30%'는 12.6%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지지층뿐 아니라 전체 국민이 선호하는 경선 방식도 비슷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전 원장이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11월 7~8일 (주)에브리뉴스, 미디어로컬(사단법인 한국지역언론인클럽) 공동 의뢰로 (주)에브리리서치가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다. (그 밖의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도 회의 도중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비율을 7 대 3으로 조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민주당과 차별화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처럼 개딸 당이 될 게 아니라 경선에서 민심 비율을 높여야 한다. 민심을 최고로 삼아야 당이 승리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현직 의원들도 각자의 페이스북에서 지선기획단의 경선 룰을 꼬집었다. 윤상현 의원은 "지방선거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며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다. 지금처럼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큰 시기일수록 우리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하게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썼다.

김용태 의원은 "열린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국민경선 100%(오픈 프라이머리)로 공직 후보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층의 지지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심플한 방식이 100% 국민경선, 오픈프라이머리"라는 취지다.

당 지도부는 관망... 장동혁 "잘 결정하리라고 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낮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조정훈
장동혁 당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경선에 관한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저는 당 대표로서 당성을 강조하고 당원의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선기획단이 그런 차원에서 안을 제안한 것 같다. 의견들을 잘 담아 결정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하루 전인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당 대표도 지선기획단과 사전에 합의하거나 보고받은 점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선기획단은 당심, 그리고 잘 싸우는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차원으로 아이디어 내신 걸로 이해한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러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하겠다. (해당 안건은) 12월 중순 이후 (최고위에 상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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