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넘버2 공습 사망…레바논∙이스라엘 1년만에 다시 전운

이스라엘과 휴전 1년째를 맞은 레바논에서 다시 전운이 돌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2인자’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57)가 사망하면서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은 보복을 예고했다.
24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저항의 축과 레바논 헤즈볼라가 용명한 이슬람 전사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권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치러진 타바타바이 등의 장례식에서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목적은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추모객들은 헤즈볼라 지도자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들고 반(反)이스라엘·미국 구호를 외쳤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 타바타바이를 노린 작전명 ‘블랙프라이데이’로 베이루트의 남부 교외에 위치한 헤즈볼라 거점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습한 건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 군 간부를 포함해 5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휴전 이후에도 공습을 이어왔는데, 최근 헤즈볼라가 철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공격 빈도를 높였다.
“타바타바이, 헤즈볼라 재건 핵심 역할”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두 달 간의 전쟁 끝에 휴전을 맺은 후 타바타바이는 헤즈볼라를 재건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타바타바이가 전쟁으로 잃은 병력 2500명을 대부분 대체하는 데 성공했고, 사망 직전에는 부대 지휘관들이 잠재적 후계자를 훈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처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휘관이 전사하더라도 전투원들이 무력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시리아에서 로켓, 대전차 미사일 등 무기를 밀수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의 재무장에 대한 이스라엘의 경고라는 해석이 많다. 야코프 아미드로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헤즈볼라와 레바논 정부의 모든 지휘관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그들은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면 이스라엘이 나서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레바논에 경고…고심 빠진 헤즈볼라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의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 레바논지부 등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할지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무슬림형제단 레바논지부의 군사조직이 하마스,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정파들과 이스라엘에 여러 차례 로켓 공격을 했다”며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지부는 자기 지역과 미국 국민, 미국 이익을 해치는 폭력에 관여하거나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주도하기 위해 출범한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6개월 만에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탈취한다며 지난 5월 GHF로 구호물자 배급을 일원화했다. 출범 초기 배급소에서 약탈과 총격 사건이 발생하는 등 혼선을 빚었던 GHF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이 타결되면서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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