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 반발하더니 돌연 "찬성"…반대 못하는 與의원 속사정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를 밀어붙이는 과정에 맞섰던 의원들이 돌연 “1인 1표제 자체는 찬성한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고 있다.
민주당은 ‘1인 1표제’를 결정하는 최종 절차인 중앙위원회를 28일에서 다음 달 5일로 미뤘다. 지난주부터 당내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반대하는 사람들도 수긍할 수 있는 과정을 거칠 것을 당부드린다”(이언주 최고위원)“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 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윤종군 의원) 등의 반발을 반영한 것이다. 정 대표는 중앙위 일정을 의결하는 당무위원회에서 “중앙위가 일주일 연기된 동안 지혜를 모아 보완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전했다.
전날 정 대표의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던 몇몇 의원은 25일 자신의 입장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대의원도 한 표, 권리 당원도 한 표 1대 1 이것은 찬성”이라며 “다만 문제를 제기하는 건 당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남권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에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당원 주권 강화) 흐름의 연장선에 있지만, 당원 주권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는 전국 정당의 완성”이라는 영상까지 올렸던 강득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팩트체크를 하겠다. 저는 1인 1표제는 찬성”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유튜브에는 ‘대의원 권리당원 1인 1표제 찬성, 당원 주권 강화 필수’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하나 더 올렸다.

이들이 ‘1인 1표제 찬성론자’임을 일제히 강조하고 나선 것은, 권리당원의 거센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윤 의원과 강 의원이 공개 입장문을 올린 후 강성 당원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들에 대한 비판 글이 쏟아졌다. 당 지도부 중에도 일부 최고위원이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이들 또한 표적이 됐다. 정 대표 지지층이 몰려있는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이날 “(일부)민주당 의원들 맞는 말 했더군요, 쳐 맞는 말”이라는 비난도 올라왔다. 이들 중 한 의원은 “강성 당원들의 문자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지방선거 경선이나, 당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당원 의견에 반하는 목소리는 공개적으로 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민주당 대선 및 지방선거 경선은 당원 여론조사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한다. 1인 1표제가 현실화하면 기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를 반영했던 비중에서 대의원은 사실상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과 같아진다.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박용진 전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강성 지지층’에 앞장서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25일 SBS라디오에서 “(1인 1표제) 방향은 맞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의 이 같은 속도전에 “연임을 위한 포석”(민주당 중진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다른 의원이 맞서는 데에도 “다음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체제 교체를 노리는 것”(민주당 관계자)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종군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에 패배한 박찬대 후보를 도운 바 있다. 강득구 의원은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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