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1500원 시대로?…당신의 지갑은 안녕하신가요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5. 11.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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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투자는 기본…재테크 전략 바꿔야

11월 12일 외환 시장은 분주했다. 원달러 환율 1470원을 뚫고 심리적 저지선인 1450원을 훌쩍 넘기더니 이제 1500원을 넘볼 기세다.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경제학 교과서대로라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830억달러로 역대급 수출 흑자를 기록했지만, 환율은 되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면 원화 가치는 올라가고 환율은 떨어져야 한다. 도대체 외환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리고 이런 고환율이 일시적인 태풍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 즉 뉴노멀이라면 우리 일상은 어떻게 바뀔까.

과거 수출 기업이 돈을 벌면 그 달러를 국내로 가져와 원화로 바꿨고, 이는 달러 공급을 늘려 환율 안정에 기여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830억달러로 역대급 수출 흑자를 기록했지만, 환율은 1470원을 뚫고 1500원을 넘보는 기세다. 수출 흑자라는 긍정적 지표에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는 속도보다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환율 시대가 일상화된 구조적 원인으로 서학개미의 힘을 꼽는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자산 순매수 누적액이 약 500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국 대기업이 벌어들인 누적 경상수지 흑자 80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을 개인이 해외 주식 사는 데 쓴 셈이다.

국민연금의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1400조원에 달하는 기금 중 절반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은 외환 시장에서 꾸준히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가는 거대 주체다. 한미 환율 합의 이후 국민연금의 환율 방어 목적 환헤지 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며 외환 시장 변동성 대응 여력이 대폭 줄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금리 격차 역시 변수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 수출로 번 달러를 이자 싼 원화로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보니 고환율 고착화로 이어진다. 문제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이다. (연합뉴스)
수입물가 상승…“월급 빼고 다 올라”

고환율이 일상이 되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

경제의 판이 통째로 바뀔 수 있다. 당장 환율이 오르면 원유, 밀가루 등 수입 물가가 급격히 뛴다. 기업은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장바구니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월평균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개월 뒤 최대 7%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무서운 건 금리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려 해도, 현재 미국보다 낮은 금리를 더 내리면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

자산 배분 공식도 바뀐다. 원화만 보유하는 투자는 내 자산 가치를 깎아먹는 일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달러 자산을 찾고 서학개미의 달러 유출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공통 의견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K뷰티 등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 중심의 대형 기업은 수혜를 볼 수 있다. 반면 수입물가·생산비용 상승으로 내수, 중소기업에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중간재, 소부장 분야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수출 감소, 제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낸다.

앞으로도 이런 환율 추이는 계속될까. 매경이코노미가 의뢰한 환율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중장기적으로도 1400원대 환율이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가속화, 기업의 대미 직접 투자 확대로 인해 구조적인 원화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6호 (2025.11.26~1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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