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인데 한국은 60%' 산분해 간장 소비량의 불편한 진실

심규상 2025. 11. 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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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아들딸에게도 먹일 수 있나" 전문가의 일침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오만진 충남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가 '전통 장류 발효식품의 기능성과 산분해 간장의 문제점'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한식 간장과 산분해 간장을 비교 설명하고 있다.
ⓒ 심규상
전통 간장은 콩과 소금물만을 사용해 긴 발효와 숙성 기간을 거쳐 만든다.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든 후 발효 과정에서 자연 미생물이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과 당으로 바꿔준다. 이 중 간장 액을 분리해 다시 수개월에서 수년간 항아리에서 숙성시킨다. 느린 효소 분해 과정은 간장 특유의 복잡하고 깊은 풍미를 만들어낸다.

산분해 간장은 발효 과정을 생략한다. 강한 화학 물질로 단백질을 단시간에 분해한다. 콩이나 밀 등의 단백질 원료에 주로 염산을 넣고 고온에서 끓여 단백질을 강제적으로 가수분해한다. 부족한 맛과 향은 화학조미료를 첨가해 보완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자 신장 독성이 있는 유해 물질인 3-MCPD (3-모노클로로프로판-1,2-디올)가 생성된다는 점이다. 물론 국제식품 안전기구에서는 잔류 허용 기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오송 토론회: 산분해 간장 문제점 집중 논의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분해 간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 24일 오송역 선하마루에서 사단법인 장문화협회 주최의 '전통장류업체 발전 방안을 위한 하루 종일 오송 토론회'에서도 산분해 간장에 대한 문제점이 집중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오만진 충남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는 '전통 장류 발효식품의 기능성과 산분해 간장의 문제점'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한식 간장과 산분해 간장을 비교했다. 오 교수는 간장의 제조 방법을 한식 간장과 양조 간장, 산분해 간장을 구분해 설명했다. 그는 주요한 차이점으로 "한식 간장은 긴 발효와 숙성, 양조 간장은 짧은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산분해 간장은 발효 또는 숙성 기간 없이 염산을 넣어 고온에서 단백질을 분해한 후 여과와 탈취, 색과 맛, 향기를 혼합해 만든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국제 가수분해 단백위원회(IHPC)에서는 잠정 최대일일허용량을 0.002 mg/kg으로 권고하고 있고, 유럽연합과 한국도 0.2mg/kg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발효 간장'만 간장으로 인정해야
 오만진 충남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가 '전통 장류 발효식품의 기능성과 산분해 간장의 문제점'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한식 간장과 산분해 간장을 비교 설명하고 있다.
ⓒ 심규상
하지만 그는 "산분해 간장은 일본에서 1920년 개발했지만 지금은 일본인 중 산분해 간장을 먹는 비율은 1%대에 불과하다"라며 "반면 한국은 산분해 간장에 양조 간장을 8대 2 또는 9대 1 비율로 혼합해 '혼합간장'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오 교수가 공개한 지난해 한국의 13개 장류(된장, 고추장, 춘장, 청국장 등)의 생산 실적을 보면 한식 간장의 점유율은 2.8%, 양조 간장 10.7%인 반면 혼합 간장(14.9%)과 산분해 간장(2.6%), 혼합장(19.2%)은 36.6%의 점유율을 보였다.

오 교수는 "산분해 간장을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유해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 분들에게 '당신의 아들 딸에게도 산분해 간장을 먹이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간장의 정의를 일본이나 중국처럼 '콩 원료를 발효시켜 만드는 것'으로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라며 "현재 식품위생법의 근거가 되는 식품공전(식품 및 식품 첨가물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과 규격을 담고 있는 법규)에서 정한 '장류'에 속해있는 '산분해 간장'을 장류에서 제외, 조미식품류(아미노산액 식품 유형)로 분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신의 아들 딸에게도 산분해 간장을 먹이고 있는지 묻고 싶다"
 행사는 장문화협회가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충북농업기술원, (사)한국식품기술사협회, (사)오송토론회는 한국콩연구회, (사)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사)로컬푸드운동본부 후원, (주)장충동왕족발이 협찬했다.
ⓒ 심규상
오 교수는 "발효 식품인 한식 장류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알레르기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오제닉 아민(Biogenic Amines)'이라는 화합물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엄격한 위생 관리와 온도 관리로 유해한 바이오제닉 아민 생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장류 협회 관계자도 "지난 8월 식품공전 개악 저지를 위한 대책위 주최로 '산분해 간장 유형 간소화 반대 시위'를 벌였고, 지난 9월에는 '식품공전 장류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도 개최했다"라며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장을 기본으로 식품공전을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송 토론회는 오전 10시부터 주제 발표(정선문, 피정의, 오만진, 임대원)와 오후 지정 토론(박명수, 강형국, 고훈국, 김광자, 김명숙, 문봉준, 우창기, 임충빈, 조지영)으로 오후 5시까지 개최됐다. 행사는 (사)장문화협회가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충북농업기술원, (사)한국식품기술사협회, (사)한국콩연구회, (사)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사)로컬푸드운동본부 후원, (주)장충동왕족발이 협찬했다.

"'혼합 간장' 표기 금지하고 조미식품으로 분류해야"

아래는 이날 오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 중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산분해간장에 관한 내용만을 문답식으로 재정리한 것이다.

-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간장의 주된 문제점은?

"산분해간장에 한식간장과 양조간장을 섞어 '혼합 간장'으로 판매하고 있는 점이다. 대부분 8:2 또는 9:1 비율로 섞는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를 산분해간장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혼합간장'이라고 표기해 놓으니 알기 어렵다. '산분해 간장'이라고 표기하거나 중국처럼 미생물 발효과정을 거친 제품만 간장이라고 해야 한다"

- 산분해 간장이 왜 문제인가?

"염산을 넣어 단백질을 강제적으로 가수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과 생식능력을 저하시키는 불임물질이 생성된다."

- 기준치 이하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0.2mg/kg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산분해 간장을 개발한 일본도 산분해 간장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산분해간장을 생산하는 업계에서는 '기준치 이하로 관리하니 아무리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분들에게 '당신의 아들 딸에게도 산분해 간장을 먹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적어도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판매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날 행사는 장문화협회가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충북농업기술원, (사)한국식품기술사협회, (사)오송토론회는 한국콩연구회, (사)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사)로컬푸드운동본부 후원, (주)장충동왕족발이 협찬했다.
ⓒ 심규상
- 현행 간장 판매 방식이 소비자에게 어떤 피해를 준다고 보나?

"'산분해간장'이 아닌 '혼합간장'이라고 표기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생산자가 침해하고 있다. 산분해 간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더라도, 혼합이라고 해 놓아 산분해인지 알 수 없고, 안다 하더라도 섞어 놓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없다. 술의 경우 소주와 맥주를 혼합해 판매하지는 않지 않나. 간장도 마찬가지로 혼합을 금지해 순수한 발효 식품으로서의 전통을 유지하게 해야 한다."

- 우리나라 간장 소비에서 산분해 간장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우리나라 간장 소비량의 약 60%가 산분해 간장을 포함한 제품이다. 주로 대규모 장류 회사들(약 60개 중 59개)이 산분해 간장을 생산하거나 혼합하여 판매한다."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식품 공전에서 '혼합 간장'과 '산분해간장' 품목을 없애고, 간장의 정의를 일본이나 중국처럼 '콩 원료를 발효시켜 만드는 것'으로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 산분해 간장 사용과 관련하여 제기된 또 다른 우려 사항이 있다면?

"연구자의 개인의견이지만 외식 등으로 산분해 간장 사용이 많은 것과 국가적인 난임률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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