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위태해 보이는 ‘카지노 이코노미’ [김소연 칼럼]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5. 11. 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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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이코노미’라고 들어보셨을까요? 트럼프 2기 들어 부쩍 등장 빈도가 높아진 단어 ‘카지노 이코노미’. 급기야 최근 블룸버그에 “Does the US Now Have a Casino Economy? Yes and No”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올라오면서 ‘카지노 이코노미’가 트럼프 시대를 설명하는 용어 반열에 등극할 모양새입니다.

‘카지노 이코노미’는 경제의 작동 방식이 경제 펀더멘털보다 ‘베팅 구조’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미국 경제는 외형적으로 보면 고용·성장·소비 모두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치·이슈·발언 하나에 시장이 들썩대는 등 펀더멘털에 기댄 투자보다 베팅형 투자 흐름이 강해졌고, 그래서 미국 경제 전체가 하나의 도박장처럼 보인다는 진단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 지표보다 뜬금없는 정책과 미·중 경쟁 와중에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변수와 규제, 여론전과 결부된 정치적 스토리텔링의 결과로 나타나는 ‘시장 심리전’이 더욱 주목받으면서 ‘트럼프 시대 카지노 이코노미 프레임’이 굳어졌습니다.

다만 블룸버그는 “카지노 이코노미라는 비유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정확한 것도 아니다”라고 여지를 둡니다.

‘Yes’라고 할 수 있는 ‘카지노적인 특징’은 이런 겁니다. 무엇보다 경제가 정책 이벤트, 금리 상승이나 하락이 아닌 그저 금리 전망을 둘러싼 이런저런 말들, 지정학적 뉴스 등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가’보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처럼 보이는가’에 더 방점이 찍힌다는 얘기죠. 이런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옵션, 레버리지 상품 등 투기성 강한 상품에 몰리면서 시장의 베팅 성격이 심화됩니다. 올해 미국 증시에서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 이상 출렁이는 초대형 기술주가 속출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옵션 거래와 레버리지 ETF 확산이 주가 변동성을 키운 결과죠.

어떻게 보면 지금 전 세계적인 흐름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통한 ‘주가 부양’도 카지노 이코노미적인 내용입니다. 기업의 보유 현금이 생산적인 투자보다 당장 주주 주머니를 불리는 주주환원 쪽으로 몰리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보다 현재 주가를 올리는 것이 기업 전략의 중심이 되어버렸죠. 주주환원이 물론 필요하지만 언제든 문제는 한쪽으로의 쏠림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 경제 전체를 다 ‘도박장’으로 폄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블룸버그도 ‘No’라는 반론을 제기합니다. 미국 실물 경제가 여전히 견고해 금융 시장 과열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투기적’ 열풍은 사실 역사에서 늘 반복되어온 현상이기도 하고요. 또 예전에 비해 규제라든지 리스크 관리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어 이로 인한 시스템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없고 말이죠. 결론은 “미국 경제가 반쯤은 카지노가 되었고, 반쯤은 아니다”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열된 금융 구조가 실물 기반을 잠식할 위험은 없을까요? 당연히 있죠. 가끔은 쫌~ 위태위태해 보이기도 합니다. 비단 미국만의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보다 더 오래전부터 ‘카지노 이코노미’였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보다 설비투자는 물론 R&D 투자, 인재 투자에 더 취약합니다. 어쩌면 미래의 돈을 당겨와 지금 다 써버리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미래에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심히 궁금합니다.

[주간국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6호 (2025.11.26~1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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