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조정래 "다음 작품은 러브스토리... 영화사 계약 요구도"

김동열 2025. 11. 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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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태백산맥문학관 개관 17주년 기념 북콘서트... 2026년 8월 내 신작 출간 목표

[김동열 기자]

 태백산맥문학관 17주년 북콘서트 현장.
ⓒ 김동열
지난 22일 전남 보성 태백산맥문학관에서 소설 <태백산맥> 17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문학관 2층 문학사랑방에서 애독자와 시민 등 200여 명의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동순(조선대) 교수의 사회와 최강욱(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의 평론으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진행됐다.

조정래 작가는 "인생사는 빠르고 빠른 만큼 또 허망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얼마 전 건강 이상으로 대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뇌와 심장은 "짱짱하다"며 죽는 날까지 글 쓸 수 있는 힘만 있다면 글 쓰다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작품 속 전라도 사투리에 대해서도 고견을 내놓았다. 작가는 서울의 학창시절 교사의 책읽기 수업에서 '너 전라도 말 버려! 여기는 서울이야! 앞으로 사회생활 할 때 곤란해!라며 '너도 모르는 사이에 전라도 사투리가 베어 나온다. 서울에서 그말 쓰면 피해볼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사투리를 쓰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몸속에 스며든 마더텅(mother tongue: 모국어)은 그 후 50년이 지나도 집필 중에 너무 투명하게 떠올랐다고 회고했다.

12.3 내란 이후, 조정래 작가의 생각

이동순 교수는 "이승만 정권이 해방 이후 첫 계엄령을 선포했을 때로 기억되는데 어느덧 윤석열 정부 계엄령이 1년이 다 되어 간다"며 "극한 이념 대립의 정점이었던 <태백산맥> 세대 이후 소통과 통일의 분위기로 흐르던 시대의 흐름에 (윤석열) 계엄령이 찬물을 끼 얹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2월 3일 저녁 서울에서 떨리는 목소리의 전화 한 통을 받았을 때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며 아직도 불법 비상계엄에 대해 큰 소리로 항변하는 그들의 모습에 대해 작가에게 현답을 구했다.

조정래 작가는 한참을 안타까운듯 침묵한 뒤 말을 이었다.

"<태백산맥> 이후 현실정치에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이후 반공교육과 빨갱이 소리가 다시 흘러나왔고 세상이 자꾸 거꾸로 돌아가는 듯하다.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는 단 한 치도 발전하기 어렵다. 더 아픈 현실은 그 분단을 정치라는 양쪽 진영이 활용하려 하기에 해방 이후 적동된 현실이 작금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민족의식이 결여된 체로 이어진다면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하수인 내지는 노예의 삶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최강욱 변호사는 "문학은 시대를 증언하고 기록을 통해 시대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 최근 법정 공개 변론에서의 억지와 뻔뻔함을 보면서 작품 속 염상구의 욕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67권 쓸 수 있던 원동력
 태백산맥문학관 17주년 북콘서트에 소설 <태백산맥> 첫회 전권 필사자 홍혜순님을 만났다. 당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하루 꼬박꼬박 3~4시간을 들여 무려 20개월 넘게 원고지에 필사를 했다고 한다.
ⓒ 김동열
조정래 작가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한걸음도 멈출 수 없는 국제 경쟁력의 시대에 대통령을 둘씩이나 탄핵시켜야 하고 그 혼란 속에서 여와 야는 정치논리를 펼치고 이전투구 정치로 이 지경이 됐다. 이런 시대에 문학이 할 일이 없다. 여전히 정치권력이 문학과 언론을 핍박했고 문인을 겁박했다"고 말했다.

"고 이어령 문화부 장관(88올림픽 때 '굴렁쇠 소년' 기획)은 노태우 정권 때 초대 장관이었으나 진보진영이 그를 모두 반대했다. 당시 나는 그래도 그 양반이 딴소리하는 사람보다는 그래도 낫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들이 '당신은 왜 그 정부에서 장관 수락을 했느냐'라고 했을 때 (이어령 장관은) '어려운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답했다. 한 예로 그분은 당시 일본말이었던 '나들목', '갓길' 등을 모두 우리말로 바꿨고 예술인 학교를 만들고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문인, 예술인이 현실적인 힘을 가지려면 권력이 있어야 했다. "권력은 1인이지만 작가의 힘, 문학의 힘은 절대다수를 포용하며 의식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67권의 책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현실에 참여하며 깨어있는 의식"이라고 했다.

마무리로 접어들자 이동순 교수는 조정래 작가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물어봤다.

작가는 "앞으로 많은 독자를 만나고 소설 외적인 삶의 담론을 나누려 한다. 건강 회복 이후 2026년 6월에서 8월 내에 <춘향전>을 능가하는 두 권짜리 찐한 러브스토리를 끝으로 84세 노작가의 소설을 마감하려 한다"라고 했다.

또 작가는 "이미 구상이 끝났고 몇 사람이 일부의 스토리를 들었는데 영화사 세 곳에서 이미 상영계약을 요구해왔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어 "소설로 백만 부도 좋지만 영화로 천만영화가 됐으면 한다"며 강한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소설 <태백산맥> 필사자(74부)들이 선정한 소설 속 명장면을 입체 다면 프로젝트 미디어파사드 전시관 체험으로 연출했다.

또 한국 축구계의 전설이자 고흥 마을에서 어린이 축구를 위해 후학을 양성 중인 차범근 전 감독이 깜짝 방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태백산맥문학관은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오는 12월 4일과 5일 오후 7시에 보성문화예술회관에서 '판소리로 만나는 태백산맥' 공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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