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곤두박질’…비상계엄 넘어 금융위기 수준 근접

박환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phh1222@daum.net) 2025. 11. 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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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가치 16년 만에 최저치
지난달 하락 폭 세계서 2번째로 커
“환율 1500원대 방어 어려울 수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한국 원화 실질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며 국제 교역에서 원화 구매력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올해 10월 말 기준 89.09(2020=100)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1.44포인트 낮아졌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했던 올해 3월(89.29)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으며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11월 말(86.63)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질실효환율은 특정 국가 통화가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어느 정도의 실질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100 미만이면 통화 가치가 저평가된 상태로 풀이한다. 이번 결과는 원화 실질 구매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달 한국 실질실효환율 수준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10월 한 달간 하락 폭(-1.44p)은 뉴질랜드(-1.54p)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달 들어 원화 약세는 더 두드러졌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1~22일 원화는 2.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엔화(-1.56%), 호주달러(-1.31%), 캐나다달러(-0.65%) 등에 비해 낙폭이 더 컸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환율은 21일 장중 1476원까지 급등했다. 올해 4월 초(1487.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형준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매파적 결정을 내릴 경우 달러 강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며 “일본의 확장 재정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도 환율 상단을 자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런 요인이 동시 작용하면 1500원대 방어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만으로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표한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 상단을 1540원, 하단을 1410원으로 제시했다.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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