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자연 여행, 일일투어 안 해도 이렇게나 훌륭합니다
최한결 2025. 11. 22. 10:57
기차 타고 블루마운틴 가고 페리 타고 북남 해안 여행까지 자유여행으로 즐긴 숲과 바다
지난 11월 7일부터 11월 15일까지 호주(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시도하며 느낀 점들을 기록했습니다. <기자말>
[최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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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포인트(Echo Point)에서 바라본 세자매봉과 블루마운틴, 시드니 여행하면 떠오르는 대표젹인 풍경이다 |
| ⓒ 최한결 |
시드니 여행을 계획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코스 중 하나가 블루마운틴이다.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이곳은 끝없이 드넓은 숲과 협곡이 펼쳐지는 대표적 자연 명소다.
대부분 이동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일일 투어를 이용하지만, 나는 이동 자체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어 대신 기차를 타고 직접 블루마운틴으로 향했다.
기차로 2시간, 블루마운틴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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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니 시내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웬트워스 폭포역, 한적한 시골 역이다 |
| ⓒ 최한결 |
시드니의 중심 역인 센트럴 역에서 기차를 탔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기차에 오르는 호주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처음 만난 어르신들끼리 쉴 새 없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기차가 중심부를 벗어나며 풍경이 빠르게 바뀌었다. 주택가가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적한 시골이 나타났고 숲이 보이기 시작한다.
약 두 시간 후 웬트워스 폭포(Wentworth Falls)역에 도착해 우버로 링컨스락(Lincoln's Rock)으로 향했다. 7분 거리에 요금은 약 15달러. 이동 내내 우버 기사는 '링컨스락에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라'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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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전망지점(LOOKOUT)을 만날 수 있다 |
| ⓒ 최한결 |
도착하자 안전펜스나 구조물 없이 절벽 가장자리에서 시야가 한 번에 열렸다. 앞쪽으론 끝없는 숲이, 아래로는 깊은 낭떠러지가 드러났다. 아찔한 높이에 다소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인공물이 설치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속이 시원했다.
링컨스락에서 웬트워스 폭포까지는 약 30~40분 정도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었다. 걷는 사람은 우리 일행 뿐이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비포장 길이 쉽지 않았지만, 곳곳의 전망 지점(Lookout) 마다 다른 각도로 폭포와 협곡을 바라볼 수 있었다. 명소만 빠르게 찍고 지나가는 일일 투어였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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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일행 빼고 아무도 걷지않던 트레킹로, 끝에는 달콤한 보상이 있다 |
| ⓒ 최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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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벼운 트레킹 끝에 만나게 된 웬트워스폭포 |
| ⓒ 최한결 |
웬트워스 트레킹을 마치고 나면 블루마운틴 여행의 또 다른 지점인 카툼바(Katoomba)까지 버스나 열차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세 자매봉이 있는 에코포인트(Echo Point)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운행된다. 전망대에 도착하자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의 이유가 바로 보였다. 유칼립투스에서 나온 오일이 햇빛에 반사되며 숲이 푸른 안개처럼 빛나는 장면이 펼쳐진다.
사진으로 익숙했던 풍경이었지만, 실제로 보는 협곡의 폭과 깊이는 훨씬 크게 다가왔다. 약 한 시간 정도 숲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었다. 투어를 이용하지 않은 덕분에 일정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껏 내 속도대로 블루마운틴을 즐길 수 있었다.
시드니 북남 해안의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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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니 시티와 오페라하우스 전경, 이런 각도는 페리를 타야만 만날 수 있다 |
| ⓒ 최한결 |
숲을 느꼈으니 시드니의 바다도 제대로 보고 싶었다. 다른 교통 수단보다 페리를 먼저 떠올린 이유는 단순했다.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는 시드니 곳곳으로 향하는 페리가 수시로 오가고 배가 움직일 때마다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릿지, 시드니항과 작은 해변들의 풍경이 매번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시드니의 해안은 시드니항 입구를 기준으로 북쪽 해안과 남쪽 해안으로 나뉘는데, 두 곳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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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치발리볼을 하는 주민들의 모습. 맨리 해변은 생활과 가까운 느낌이다 |
| ⓒ 최한결 |
먼저 북쪽 해안을 보기 위해 맨리(Manly)행 페리를 탔다. 맨리는 북쪽 해안의 대표 지역이다. 바다와 동네의 생활이 자연스레 섞여있다. 서핑보드를 들고 바다로 향하는 이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사람들, 강아지와 산책하는 가족들, 해변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간식을 먹는 주민들까지. 주민들의 생활이 중심이 되는 해변에 가까웠다.
맨리에서 조금만 걸으면 노스헤드(North Head)에 닿는다. 시드니항 입구의 북쪽 절벽 지역으로, 분위기는 한층 더 고요하다. 높은 절벽 아래로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낭떠러지 너머로는 시티 지역의 윤곽이 흐릿하게 보인다. 바람 소리 외에 들리는 것이 없는 적막함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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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스헤드에서 바라본 사우스헤드. 등대와 저 멀리 시드니 시티 전경까지 보인다. |
| ⓒ 최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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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갭파크에서 바라본 노스헤드 전경. 사우스헤드에 비해 한적하고 고요해보인다. |
| ⓒ 최한결 |
남쪽 해안은 달랐다. 다시 서큘러키에서 페리를 타고 왓슨스베이(Watsons Bay)로 향했다. 시티에서 멀지 않지만 조용한 주택가와 작은 항구가 있는 곳이다. 여기서 사우스헤드(South Head)까지 걸어가면 등대와 나무 데크 산책로가 이어지고, 항구 입구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노스헤드가 고요한 절벽이라면, 사우스헤드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머무는 '열린 절벽'에 가까웠다.
사우스헤드에서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오면 갭 파크(Gap Park)가 이어진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절벽과 파도가 부딪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잘 정비된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수시로 단체 관광객들이 포인트에 내려 바다를 조망한다. 노스헤드보다 바다와 더 가까이 맞닿아 있는 풍경으로, 같은 절벽 지역이지만 노스헤드와 사우스헤드 두 지역의 분위기는 묘하게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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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스헤드와 갭파크 지역 트레킹로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확실히 노스헤드 지역에 비해 소리가 있는 느낌이다 |
| ⓒ 최한결 |
갭파크에서 더 내려오면 시드니의 대표 해변인 본다이(Bondi)가 펼쳐진다. 도심의 활기와 젊음의 에너지가 그대로 느껴졌다. 해변 산책로를 따라 옷을 벗고 조깅하는 사람들, 서핑과 수영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청바지를 입고 있던 나는 잠시 이질감을 느낄 정도로, 공간 전체가 매우 활동적이었다. 북쪽의 맨리가 생활 중심의 해변이었다면, 본다이는 활기 중심의 해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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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리 해변에 비해 에너지가 느껴지는 본다이 해변 |
| ⓒ 최한결 |
숲과 바다, 절벽과 해변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시드니의 자연은 멀리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이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풍경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 기차로 숲에 닿고, 페리에서 바다를 느끼며, 걸어서 절벽과 해변을 따라가는 여정은 투어가 아닌 자유 여행이었기에 가능했다.
여행은 결국 이런 과정들의 연속이 아닐까. 같은 도시 안에서도 이동 방식이 바뀌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 점은 시드니 자연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자 오래 남을 기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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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스헤드와 사우스헤드 사이를 빠져나가는 요트 한 척 |
| ⓒ 최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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