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이 가르쳐준 마음

정명조 2025. 11. 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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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며 캘리그라피 한 점에 마음을 담았습니다.

배드민턴은 나에게 아련한 추억이다.

울타리 너머 과학고 체육관에서 사람들이 배드민턴 레슨을 받고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점심시간에 배드민턴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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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야 놀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며 캘리그라피 한 점에 마음을 담았습니다. <기자말>

[정명조 기자]

▲ 중꺽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60x28cm, 화선지와 먹, 2025
ⓒ 정명조
4전 4패! 배드민턴 경기 결과다. 라켓을 휘둘러도 잘 맞지 않고, 받아친 콕은 아웃되기 일쑤였다. 헛손질도 잦았다. 두 경기는 하프 게임도 되지 않았다. 게임마다 파트너를 바꿨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배드민턴은 나에게 아련한 추억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미국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었다. 갑작스레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고, 쉬는 날에도 집 안에서 빈둥거렸다. 공원에 나가 동네 이웃들과 배드민턴을 쳤다. 땀이 많이 났다. 재미있다며 주말마다 모여서 배드민턴을 치자고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골프 금지령이 풀리자 사람들은 더 이상 배드민턴을 찾지 않았다.

직장 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울타리 너머 과학고 체육관에서 사람들이 배드민턴 레슨을 받고 있었다. 무턱대고 찾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릎이 아팠고, 손목이 아팠고,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풀렸지만, 게임을 하면서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동네 클럽에 가입했다. 직장 생활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퇴근하자마자 체육관에 달려가고, 마지막까지 남아 문단속을 하고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모범생이 되었다. 가끔 술자리도 가졌다. 해가 중천에 있는데도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하기도 했다.

이웃 나라에서 큰 사고가 터졌다. 지진 해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방사선에 대한 불안이 한반도까지 번졌다. 비상근무가 이어졌다. 휴일에도 출근하고, 놀아도 사무실에 머물러야 했다. 클럽에는 주말반이 되었다가, 곧이어 한 달에 한 번쯤 얼굴을 내미는 유령 회원이 되었다.
▲ 배드민턴 일주일에 두 번씩 배드민턴을 친다.
ⓒ 정명조
지금은 직장 동아리 핵심 회원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점심시간에 배드민턴을 친다. 게임을 하면 온몸이 땀에 젖는다. 동료들은 아직도 배드민턴을 치냐며 놀란다. 발목과 무릎을 아주 조심해야 할 나이라고 주의를 준다.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조심하고 있다며 그들을 안심시킨다. 점프 스매싱은 하지 않고, 어려운 동작은 아예 포기하고 점수를 선뜻 내준다.

당연히 승률은 점점 떨어진다. 운동한 다음 날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날 때 몸이 유난히 무겁다. '이젠 배드민턴을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욕심을 내는 것일까. 이제는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셔틀콕 따먹기도, 술 내기도 아니다.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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