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법정소란 막을 판사의 '무기' 감치명령 무력화
[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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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21일 경향신문 11면 기사. |
| ⓒ 경향신문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사들이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 도중 법정 질서 위반으로 판사로부터 감치명령을 받았다가 4시간 만에 석방되는 일이 생겼다.
판사가 변호사에게 감치 선고를 내린 것도, 집행 당일 석방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법원이 법정 질서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
판사의 감치명령이 이행되지 않는 일은 극히 드문데,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판사는 지난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용현의 변호사로 나온 이하상·권우현의 방청을 불허했다.
두 사람은 형사소송법상 증인의 신뢰관계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진관은 김용현은 범죄피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두 변호사를 향해 "이 법정은 방청권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다. 퇴정하라"고 요구했다.
두 변호사가 퇴정하지 않고 "한 말씀 드리겠다"며 발언을 요구하자 이진관은 두 사람의 감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용현 증인 신문 등을 끝낸 뒤 같은 날 오후 6시경 별도의 감치 재판을 열어 두 사람에게 '감치 15일'을 각각 선고했다.
그런데 명령 집행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두 사람이 감치 재판에서 인적 사항에 대해 답하지 않자 재판부는 이들의 이름과 직업, 인상착의 등만 기재해서 서울구치소에 보냈는데 구치소가 감치를 집행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서울구치소는 "감치 집행에 필요한 대상자 주민등록번호 등 최소한의 정보도 없어 교정 시설에 수용하기 어렵다"며 법원에 보완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감치명령을 정지하고 밤 10시 30분경 이들을 석방했다.
두 사람이 석방된 뒤 출연한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은 "진관아 주접 떨지 말고 재판이나 잘하자"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20일 올렸다.
법원의 감치명령이 정지된 상태라서 재집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집행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 감치명령이 무력화된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유사한 형태의 법정 소란이 재연될 소지도 있다.
익명의 고등법원 판사는 한겨레에 "감치 관련 법원 매뉴얼에는 위반자가 인적 사항을 말하지 않을 경우 사진 촬영이나 지문 채취 등으로 인적 사항을 특정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며 "이런 조처를 판사들이 적극 활용하고, 교정당국에도 협조를 구하는 식으로 감치 처분이 실질적으로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두 변호사는 이진관의 신뢰관계인 동석 불허 처분이 위헌이라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2) 11년 전 '세월호' 떠올리게 한 신안 여객선 사고
19일 밤 무인도에 좌초된 제주발 목포행 여객선 퀸제누비아 2호 사고는 탑승자 267명 전원 구조로 마무리됐다.
일등항해사가 휴대전화로 딴짓을 하다가 생긴 사고였지만 해경이 신속하게 출동하는 등 304명의 사망자를 낸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비해 개선된 점이 보였다. 그러나 VTS(해상 교통관제센터)가 이상징후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의 허점도 나왔다.
해경은 신고 접수 21분만인 오후 8시 38분 사고가 난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 현장에 도착해 경찰관 2명을 선박에 등선시켰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과 연안구조정 4척 등을 총출동시켜 사고 발생 4시간 35분 만에 승객 246명을 구조했고, 선박에 남아 있던 승무원 21명도 17분 뒤 모두 구조했다. 경향신문은 "사고 지점이 목포항과 가까운 것도 빠른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고 썼다.
익명의 해경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여객선 대형 사고는 초동 대응 속도가 절대적"이라며 "세월호 이후 골든 타임 개념이 구조 현장의 기본 원칙이 됐다"고 말했다.
김주성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경향신문에 "섬을 들이받으면서 섬을 끼고 배가 올라타 고정되면서 피해가 적었던 것 같다"며 "만약 각도가 틀어져 섬 옆을 비켜가서 배 옆이 찢기기라도 했으면 침몰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천운"이라고 말했다. 선체 절반 가량이 섬 위로 올라탈 정도로 적잖은 충격이 가해졌지만 선체는 파손되지 않았고, 썰물이 되면서 선체가 바위 틈에 낀 채 비스듬하게 고정돼 전복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목포 광역 VTS는 퀸제누비아 2호가 좌초 직전 약 3분간 통상 경로를 벗어나는 '이상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VTS는 배가 동남쪽에서 서남쪽으로 100도 이상 급선회하는 등 이상징후를 보였음에도 11분 후에야 처음 교신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황균 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좌초 전) '목포 관할에 진입했다'는 보고 외에 (배와 목포광역 VTS 사이에) 교신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목포광역 VTS 측은 "관제사가 이미 항로를 벗어난 또 다른 선박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어 퀸제누비아 2호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하면서도 "송구하다. 관제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승객 다수는 "사고 직후 승조원이 혼란스러워했고, 약 30분 후에야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비상 집결 안내가 나왔다"고 증언했다.
3) 대통령 순방 중에도 여당 법사위 '마이웨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20일 판검사가 법을 왜곡 적용하면 처벌하는 내용의 '법 왜곡죄' 법안 등 법원·검찰 견제용 법안들을 법사위 소위에 무더기 상정했다.
이날 상정된 법안에는 대법관·헌법재판관·검찰총장이 퇴임 후 3년간 변호사 개업을 못 하게 하는 변호사법 개정안, 검사들이 퇴직한 후 3년 동안 출마하지 못하게 한 검찰청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법안을 바로 처리하지 않고 회의를 끝냈다. 이를 놓고 원내지도부가 제동을 건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자당 법사위원들이 지도부와 협의 없이 검사장 18명을 경찰에 고발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뒷감당은 거기(법사위)서 해야 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겨레에 따르면, 김병기가 "내란 전담 재판부 도입을 원내지도부 주도로 할 수 없나"라는 지지자의 문자 메시지에 "강경한 의견을 빙자해 자기 정치 하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정부, 대통령실과 긴밀히 소통해 처리하겠다"고 답장한 일도 있었다.
여당 내부에서는 자당 법사위원들의 행보가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국 순방 성과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중에는 순방 내용과 성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개별 의원이나 상임위의 활동을 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4) '윤석열 재판' 지귀연에 칼 빼든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수사자료 확보 차원에서 지귀연의 신용카드 내역과 택시 애플리케이션(앱) 기록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신용카드 내역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고 택시 앱 기록 영장만 발부했다.
이번 수사는 민주당이 5월 국회 법사위에서 "지귀연이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이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시민단체가 지귀연을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에 따른 조치다.
지귀연이 2023년 8월 9일 후배 변호사 두 명과 서울 청담동 유흥주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술자리와 지귀연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당시 1차 식사는 지귀연이 결제(15만 5000원)했고, 2차 술집은 후배 변호사들 권유로 갔지만 지귀연은 한두 잔만 마셨고 술값 170만원도 후배 변호사 중 한 명이 결제했다.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은 10월 20일 서울중앙지법 국정감사에 출석해 "170만원을 아무리 넓게 나눠 잡더라도 1인당 100만원 이하"라며 "청탁금지법의 징계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익명의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정권 눈 밖에 나면 현직 재판장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공수처 수사는) 법원의 독립성은 아랑곳없이 재판장 교체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 부천역의 '막장 유튜버들' 어디로 갔나?
경인전철 부천역 일대에서 욕설과 음주 행위 등 막장 방송을 하던 유튜버들이 지자체와 경찰의 강력한 단속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부천역 일대에서 활동하는 유튜버와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60명에 달한다. 지난달 10월 30일에는 8~9월 부천역 일대에서 소주병으로 상인을 위협하거나 단속 경찰관을 모욕한 유튜버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부천시는 같은 달 29일 부천역 피노키오광장에서 이미지 개선 전담팀 발족을 선포한 뒤 역U자형 볼라드, 원형 돌의자, 광장 중앙 조형물을 철거해 유튜버가 장시간 앉아 있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었다. 시민단체와 상인들로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매일 오후 5시부터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부천역 광장 유튜브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등 민원 건수는 7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21.7건이었지만, 10월에는 7건에 그쳤다. 경찰 112신고 건수도 8월 둘째주 141건에서 10월 마지막 주 37건으로 73.8% 감소하는 추세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시설 개선과 대대적인 단속으로 막장 유튜버들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서울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과 경인전철 송내역, 부평역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6) 미국-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요구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을 넘기는 내용의 종전안을 마련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액시오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이 종전안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이 이 지역을 넘기고 군 병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특사가 주도해 마련한 종전안은 우크라이나가 핵심 무기를 포기하고 외국군의 자국 영토 주둔을 금지하며 나토 가입을 수년간 유보하도록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로 러시아어를 인정하고 러시아정교회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종전안을 승인한 상태라도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NBC가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액시오스에 "이 안을 수용하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협상 진전을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CNN에 "러시아의 침략에 보상을 주는 어떤 평화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유죄는 맞지만 의원직은 유지
▲ 국민일보 = 거래 줄고 폭등 멈췄지만… 여전한 상승세
▲ 동아일보 = 267명 태우고… 항해사가 휴대전화 보다 '쾅'
▲ 서울신문 = '10년 복무' 지역의사 27학번때 도입 유력
▲ 세계일보 = '패트 충돌' 유죄…의원직 상실은 면했다
▲ 조선일보 = 'M 커브'가 사라졌다
▲ 중앙일보 = 코드예산 배로 늘리고 국가 장학금은 깎았다
▲ 한겨레 = 패스트트랙 충돌 1심 국힘 의원 모두 유죄
▲ 한국일보 = 격랑의 세계, 韓 새 좌표는 '연대와 자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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