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품은 ‘한란’… 김향기가 그려낸 모성애

김승연 2025. 11. 2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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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란'(포스터)은 제주 4·3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역 시절 여섯 살 꼬마 '마음이'(2006)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향기(25)는 이번 작품에서 여섯 살 딸 해생(김민채)을 둔 스물여섯의 어머니 아진을 연기했다.

작품 속에서 아진은 제주 토벌대를 피해 산속에 숨어 살다가, 딸을 찾아 학살로 폐허가 된 마을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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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출신 배우, 첫 엄마 역할


영화 ‘한란’(포스터)은 제주 4·3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역 시절 여섯 살 꼬마 ‘마음이’(2006)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향기(25)는 이번 작품에서 여섯 살 딸 해생(김민채)을 둔 스물여섯의 어머니 아진을 연기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향기는 “제가 엄마 역할을 한다는 것에 놀라워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저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다”며 “어머니 역할을 맡는다는 부담보다, 좋은 시나리오 속 아진이라는 인물 자체를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아진은 제주 토벌대를 피해 산속에 숨어 살다가, 딸을 찾아 학살로 폐허가 된 마을을 헤맨다. 김향기는 “아진은 딸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단단한 사람”이라며 “이성적 판단보다 모성애로 몸이 먼저 움직이는 상태를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주 4·3 피해자 증언집을 꼼꼼히 읽는 것은 괴로웠지만,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김향기는 “증언집이 사건을 단순 정보가 아닌 ‘상상하게 만드는 경험’으로 다가오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향기는 그동안 ‘우아한 거짓말’(2014)의 학교폭력 피해자, ‘눈길’(2017)의 위안부 피해자, ‘증인’(2019)의 자폐 스펙트럼 소녀 등 어둡고 상처가 있는 배역들을 주로 맡았다. 그는 “시기마다 마음이 가는 이야기를 선택해 왔을 뿐”이라며 ‘한란’을 선택한 이유도 “모녀 관계에 머물지 않고 주변 인물의 관점을 함께 담아내려는 이야기의 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아역부터 시작해 데뷔 20년 차가 된 지금, 연기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그는 “예전엔 감각적으로 인물에 몰입했다면, 지금은 장면의 흐름과 기술적 판단을 함께 고려한다”며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많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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