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지귀연 휴대폰 기록 압수수색…尹 재판장 수사 논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귀연(사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공수처는 최근 통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 부장판사의 택시 앱 사용 기록 등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확보했다. 공수처의 강제수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 의혹을 제기한 지 6개월 만이다.
공수처가 택시 앱사용내역을 확인한 건 지 부장판사가 후배 변호사 두 명과 서울 청담동 유흥주점을 방문한 2023년 8월 9일 이동 동선, 시간대 등을 재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지 부장판사가 해당 유흥주점에 도착한 시간과 떠난 시간이 언제인지 특정해야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의 계좌·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난 9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술자리와 지 부장판사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동석자 진술에 의하면 1차 식당에서 지 부장판사가 결제한 뒤 동석자 중 A변호사의 안내로 해당 업소를 방문했으며, 지 부장판사는 술 한 병이 나온 뒤 1~2잔을 마신 뒤 다음 날 재판 준비를 위해 먼저 자리를 떠났다”며 “지 판사가 있을 때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 판사가 떠난 뒤 후배 변호사 두 명은 계속 술
을 마셨고, A변호사가 술값을 결제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A변호사가 결제한 유흥주점 술값은 170만원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향응을 제공받을 경우 처벌할 수 있지만 직무 관련성 없는 세 명이 170만원어치 술을 나눠 마신 데다 그마저 지 판사가 먼저 자리를 떴기 때문에 징계하기 어렵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다만 공수처는 지 판사가 후배 변호사들과 사건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 당시 술값이 170만원 이상일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 부장판사는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를 맡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뒤 여권 지지층의 비난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지 부장판사는 앞서 “(법원 정기인사 전인) 내년 1월 12일 재판을 종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는데 공수처가 소환 등 수사를 진행할 경우 재판부가 변경돼 자칫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선고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선 돌연 내란사건 재판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을 놓고 ‘표적 수사’란 지적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정권 눈 밖에 나면 현직 재판장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법원의 독립성은 아랑곳없이 재판장 교체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지 판사 수사와 별도로 여당의 사법부에 대한 압박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오는 25일 ‘사법불신 극복 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의 (사법개혁안) 초안을 국민께 보고드리고 관계기관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입법 공청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안에는 법원행정처 폐지, 전관예우 금지, 법관 징계 실질화 등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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