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조정에도…‘양자컴퓨터’ 찬가 왜?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5. 11.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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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논란 팽팽한데

양자컴퓨터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팽팽하다. 부정론자 주장은 아직 뚜렷한 수익이 없음에도 시가총액이 너무 높게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미래 기술력 향상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낙관론자는 기술 잠재력에 주목한다. 향후 제약·화학·국방·금융 등 여러 업종에서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국방부와 JP모건 등 양자컴퓨터 관련 민관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LS증권은 양자컴퓨터 산업이 2032년까지 연평균 43%씩 성장해 약 3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 기업 실적과 주가 또한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5’의 한 참가 업체 부스에 샹들리에 구조의 양자컴퓨터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기술주 투심 악화

아이온큐·리게티·디웨이브 급락

3대 양자컴주로 꼽히는 아이온큐·리게티컴퓨팅·디웨이브퀀텀은 연초 대비 10월 13일까지 각각 97%, 260%, 384%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세 종목을 10%대 비중으로 담은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상장지수펀드(ETF) 6개월 수익률은 11월 13일 기준 123%에 달한다. 이 기간 국내 ETF 수익률 톱5에 해당한다.

최근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버블론이 확산하며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심이 악화됐다. 특히 적자를 내고 있는 양자컴 종목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이온큐(-5억200만달러)·리게티컴퓨팅(-8100만달러)·디웨이브퀀텀(-7900만달러) 모두 내년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주식 시장에서 10배 이상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받으며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는 주장에 갈수록 무게가 실린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 지난 11월 10일(현지 시간) 리게티컴퓨팅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94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이 예상한 220만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고평가 논란과 실적 부진에 투심이 악화되며 최근 양자컴 업종은 주가 낙폭을 키우고 있다. 11월 12일 기준 한 달 사이 아이온큐(-38%)·리게티컴퓨팅(-48%)·디웨이브퀀텀(-35%) 모두 30~40%대 하락세를 보인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적자 기업이라서 주가수익비율(PER) 산출이 불가능하고 PBR은 30배 수준”이라며 “정통적인 가치평가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하면 고평가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술 잠재력 커

민관 투자 잇따라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양자컴 주가가 우상향한다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인다. 가장 큰 이유는 기술 잠재력이다. 아직까지 양자컴퓨터 산업은 극초기 단계다. LS증권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산업 규모는 2024년 약 1조원 수준이다. 1000조원 이상 규모의 반도체 시장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일부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컴퓨터 시장도 14조원 규모에 불과하다.

향후 산업 규모 확대에 따라 고전 컴퓨터가 다룰 수 없는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운다. LS증권은 양자컴퓨터가 최적화, 시뮬레이션, 주기 찾기, 빠른 추론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기존 컴퓨터와 다른 계산 방식을 구현한다고 분석한다. 이 네 가지 영역에서 양자컴퓨터는 중첩·간섭·얽힘·측정 등 각각 다른 물리적 원리를 이용해 작동한다. 예를 들어 양자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분자 단위 신약 개발이나 고난도 화학 반응 분석, 복잡한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가 가능하다. 정우성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자컴퓨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계산 속도가 빨라서가 아니다”라며 “기존 컴퓨터로 사실상 풀 수 없던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환경도 양자컴퓨터 산업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정부는 2018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법(NQI Act) 제정 후 양자 기술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예산과 연구 인프라 지원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착수한 양자 벤치마킹 이니셔티브(QBI) 프로그램에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 등이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양자컴 관련 민관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정부뿐 아니라 JP모건 등 민간에서도 양자컴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는 중이다. 지난 10월 13일(현지 시간) JP모건은 미국 국가 경제 안보에 핵심적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총 1조5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대상 중 하나가 양자컴퓨팅 등 첨단·전략 기술이다.

월가에서도 양자컴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11월 12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블룸버그 기준 아이온큐·리게티컴퓨팅·디웨이브퀀텀 목표주가는 각각 76달러, 41달러, 39달러 수준이다. 11월 12일 종가 대비 49%, 46%, 50%씩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윌리엄스 벤치마크에쿼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게티컴퓨팅 목표주가를 기존 20달러에서 50달러로 2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온트랩이나 초전도체 등 각 세부 부문별 주도주 위주로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이온큐·리게티컴퓨팅·디웨이브퀀텀 특징은 뚜렷하다. 이온트랩 방식을 주력으로 하는 아이온큐는 알고리즘별 성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회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리게티컴퓨팅은 칩렛 구조 기반 모듈형 양자처리장치(QPU)로 차별화를 추진 중이다. 디웨이브퀀텀은 큐비트 간 연결성을 확장해 제품 성능을 개선한다.

단, 어느 방식이 향후 양자컴퓨터 주도권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개별 종목보다 ETF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우열 애널리스트는 “양자컴퓨터 관련 민관 투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고평가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되는 고평가 논란이 무의미하다는 진단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도 고평가 논란을 겪으며 각 시대를 풍미한 주도주가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 찾아보면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양자컴퓨터 경제적 효용 가치가 1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비슷한 가치의 PC·스마트폰·반도체 주도주가 그린 서사와 양자컴 주가가 비슷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양자컴 같은 신생 업종 멀티플(배수)은 큰 의미가 없다”며 “각 시대를 풍미한 주도주 흐름과 비교하면 양자컴 주가는 여전히 절대적 저평가 상태”라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5호 (2025.11.19~11.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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