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패권 흔드는 미국의 승부수 어디 [미장 보석주]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5. 11.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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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MP머터리얼즈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망 자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대표 주자가 있다. MP머터리얼즈다. 채굴부터 정제, 자석 제조까지 전 밸류체인을 보유한 이 회사는 미국 국방부와 애플 등과의 파트너십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특정 전략 산업의 주요 기업의 지분을 직접 소유한 셈이다. 기존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뛰어넘는다. MP머터리얼즈가 중국과의 희토류 관련 정책에 따른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미국의 희토류 자급 필요성이 절실해지며 장기적으로 MP머터리얼즈를 담아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다수다.

MP머터리얼즈는 미국 내에서 희토류 채굴부터 정련, 자석 제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에 위치한 MP머터리얼즈 소유 희토류 광산. (MP머터리얼즈 제공)
美 유일 희토류 풀체인 기업

中 수출 통제 완화에 주가 급락

MP머터리얼즈는 미국 내에서 희토류 채굴부터 정련, 자석 제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2017년,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을 인수하며 설립됐다. 희토류는 이름 그대로 ‘희귀한 흙’이라는 뜻을 지닌다.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등을 포함한 총 17개 원소를 아우른다. 스마트폰, 반도체, 전기차, 전투기 등 대부분의 첨단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이들 원소는 지각 전반에 널리 퍼져 있지만, 고농도로 집중된 매장지는 드물다. 매장량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닌데 경제적으로 채굴하기 어렵고, 정제와 가공 또한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세계 희토류 공급망의 중심은 단연 중국이다. 전 세계 매장량 44%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제·제련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를 국가 전략 자원으로 간주하고 집중적인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에 나섰다. 그 결과 글로벌 희토류 산업의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런 점에서 MP머터리얼즈는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서의 성격까지 갖는다. 7월 10일 미국 국방부는 이 회사에 4억달러 규모의 우선주 투자를 단행하며 지분 약 1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동시에 국방부는 MP머터리얼즈가 건설할 자석 생산 시설에서 나오는 제품을 10년간 전량 구매한다. 고성능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인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NdPr) 가격 하한선도 1㎏당 110달러로 보장해줬다. 이는 희토류 가격 급락 시에도 수익성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이런 미 정부의 강력한 지원은 민간 부문 참여를 끌어냈다. 애플은 7월 15일 MP머터리얼즈와 5억달러의 희토류 자석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2억달러를 선지급했다. GM과도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MP머터리얼즈의 가장 큰 강점은 ‘마인 투 매그넷(Mine to Magnet)’으로 불리는 수직통합 밸류체인이다.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에서 희토류 원광을 채굴한 뒤, 이를 자사 제련 설비에서 NdPr 산화물로 가공하고, 텍사스 포트워스 공장에서 최종 자석 제품으로 완성하는 구조다. 이런 수직 계열화는 기존에 중국에 의존하던 글로벌 자석 공급망을 미국 내로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13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위협이 주목받으며 하루 만에 21% 급등, 95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10월 30일, 미·중 정상회담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미·중 정상이 부산에서 회담을 갖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하며 희토류 공급 우려가 일단 진정됐다.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MP머터리얼즈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40% 넘게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1월 12일(현지 시각) MP머터리얼즈 주가가 전날보다 2.2% 하락한 59.72달러를 기록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P머터리얼즈 주가는 중국과의 희토류 관련 정책 뉴스에 따른 주가 움직임을 보인다”라며 “희토류가 전략 광물로 주목받다 보니 높은 주가 변동성은 향후에도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애플 계약에도 실적 개선은 아직

‘10X 시설’, 실적 반등 신호탄 될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 개선이 없다는 점이 불안하다. 지난 2분기 실적에서는 성장세가 있었다. MP머터리얼즈는 올 2분기 매출 574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한 수치이며 시장 추정치 4631만달러를 넘었다. 순손실은 3090만달러로 손실폭이 축소됐다. 2분기 주당순손실은 0.13달러다. 시장 추정치는 0.18달러로 손실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분리 제품 생산량이 증가해 NdPr 산화물과 금속 매출의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재료 부문 매출은 20% 증가한 3750만달러를 기록했고, 자석 부문 매출은 총 199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3분기 실적에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MP머터리얼즈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5355만달러다. 매출 하락의 주요 원인은 최근 회사가 국방부와 체결한 계약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중국으로의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MP머터리얼즈의 단기 매출 둔화와 재고 증가 압박도 전망한다. 김윤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희토류 가격 회복과 제련 설비 가동률 상승, NdPr을 원재료로 한 영구자석이 본격적으로 가동돼야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변동성이 높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P머터리얼즈는 장기 전망은 유망하나 밸류에이션이 매우 비싸고 단기 주가 변동성이 높아 유의해야 한다”며 “추정 주가수익비율(P/E)은 약 294배로, 217배인 테슬라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 주가가 고점 대비 45%가량 하락했으나, 가격 하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주가 지지선으로 50달러, 39달러를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회를 놓칠 필요는 없다. 향후 주가 반등 여부는 몇 가지 핵심 이벤트에 달려 있다. 우선 두 번째 자석 제조 공장인 ‘10X 시설’의 착공과 가동 일정이다. 2028년 시험 운전 예정인 이 시설이 상업화되면 연 1만t 자석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국방부의 전량 매입 계약이 실현된다. 이는 실적 기반 매출 확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애플, GM 등과의 추가 계약 또는 자석 납품 개시 일정이다. 특히 애플이 선지급한 2억달러가 향후 매출로 연결되는 시점은 시장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MP머터리얼즈는 GM과 2021년부터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며 “현재 GM에 자동차용 자석 초기 테스트 중으로, 연말 상용화가 목표다”라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MP머터리얼즈와 미국 희토류 산업의 장기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전기차와 풍력발전 등 청정에너지 수요 증가로 희토류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윤상 애널리스트는 “MP머터리얼즈는 철저히 장기 투자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희토류 자급 필요성이 절실해지면서 정부 주도로 자국 내 기업을 육성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5호 (2025.11.19~11.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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