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尹정부 당시 전현희 권익위 감사 '위법·부당' 확인"
임의로 문구 추가 사실도 드러나
운영쇄신TF, 12월 5일까지 활동 연장
공수처에 점검 결과 송부
윤석열 정부 시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둘러싼 감사원 감사에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감사원은 '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 중간 점검 결과 및 향후 계획 보도자료를 통해 "TF 점검 결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시절 실시된 권익위원회 감사는 감사 착수·처리·시행 과정 전반에 걸쳐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2023년 6월 권익위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공직자 복무관리실태 등 점검' 감사에 대한 점검 결과를 대상으로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 감사원의 실세'로 분류된 인사로, 그간 TF에 대해 구성 근거·절차·활동 내용 전부 위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은 전현희 전 위원장의 상습지각 등 근무태도 관련 의혹 제보 등을 토대로 권익위 감사를 실시했다. 이에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표적 감사'를 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TF 조사 결과 감사원은 통상 제보가 접수되면 30일 이내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 수집·검토를 먼저 진행하는데, 권익위 감사는 이 절차 없이 곧바로 실지 감사 착수 결정부터 내려졌다. TF는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13개 제보 중 4건만이 실지 감사 착수 전에 입수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감사할 거리를 나중에 찾아가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사원 내부 지침상 선행감사의 감사보고서가 과장 결재를 거쳐 국장에게 접수되지 않으면 차기 감사의 실지 감사 착수가 제한되지만, 당시에는 2022년도 공직비리 기동감찰 감사보고서가 주무과에서 처리 중인 상태였음에도 2022년 8월 1일 권익위 실지 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지침상 선행 감사 사항의 감사보고서가 과장 결재 이후 국장에게 접수되지 않으면 차기 감사의 실지 감사 착수가 제한된다.
"주심 위원 열람권 침해·전산 조작"
당시 조은석 주심 위원의 열람 결재를 '패싱'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처리 과정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었다. 권익위 감사는 감사보고서 시행 과정에서 이른바 '주심 위원 열람 패싱' 논란이 일었다. TF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전자문서 보고서를 결재 올리면 '열람 버튼'을 주심 위원이 클릭해 '열람 결재'가 완료됐음이 표시되지만, 권익위 감사보고서 공개 당시에는 주심 위원을 결재라인에서 삭제해 사무총장을 최종결재자로 변경했다가 다시 결재라인에 추가하는 등 전산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조 주심 위원은 결재 전후로 약 20분간 감사보고서를 열람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 사무처는 업무처리 순서에 맞추기 위해 전자감사관리시스템 내 사무총장의 최종 재결재 시간을 임의 조작하기도 했다. 아울러 TF는 감사위원들이 감사 보고서 문안을 수정 중이어서 감사원장이 보고서 확정과 송부 보류를 지시했음에도 사무처가 이미 시행했다고 보고하는 등 감사위원회의 심의 권한도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사무처가 감사보고서 문안을 수정하면서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최초 의결 문안에 없던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난성 문구도 임의로 추가됐다.

전현희·조은석 수사 요청도 "무리했다"
아울러 TF는 전 전 위원장(2022년 10월)과 조 전 위원(2023년 9월)에 대해 감사원이 수사 요청을 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피감사자인 전 전 위원장이 출석 의사를 표명했는데도 문답 조사 없이 수사를 요청했고, 조 전 위원에 대한 수사요청서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TF는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요청의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우선 피감사자인 전 위원장이 조사 출석 의사를 밝혔음에도 대면 문답 없이 수사 요청이 이뤄진 점을 문제로 꼽았다. 권익위는 2022년 9월 30일부터 감사원과 조사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국정감사 준비로 출석이 어렵다"며 10월 27~28일경으로 일정을 조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감사원은 이후 협의를 중단하고 수사 요청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수사 요청 필요성 검토표에는 전 위원장이 문답 조사를 거부했다고 기재했으나, 실제로는 출석 의사를 밝히고 일정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자 문답 진술 내용과 다르게 수사요청서 문안을 작성한 사례도 적발됐다. TF는 "사무처는 감사위원 면담과 담당 과장 조사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관계를 알고 있었음에도, 수사요청서에는 조 위원이 의결 내용과 달리 보고서 내용을 삭제·변경하도록 지시하거나 압박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다"고 밝혔다.
TF 활동 연장…"외부 자문 거쳐 12월 초 최종 공개"
TF는 이와 같은 점검 결과를 지난 1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송부했다. TF는 "자료 송부는 공수처에서 10월 23일 감사원에 TF의 자료에 대한 수사자료 협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정확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협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일부 핵심 관련자의 조사 비협조 등을 이유로 당초 11월 11일까지였던 활동 기간을 12월 5일까지 연장했다. 감사원은 "TF 조사 결과가 '제 식구 감싸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민단체·언론·법조계·학계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11월 19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TF 최종 활동 결과를 12월 초순께 공개할 예정이며, 그 이전이라도 조사·검토가 마무리되는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추가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 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번에 확인된 권익위 감사의 위법·부당 행위 세부 내용은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TF 조사 결과가 '제 식구 감싸기'가 되지 않도록 엄정하게 처리하고자 지난 19일 시민단체, 언론, 법조인, 학계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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