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다움' 찾기…모든 길은 책으로 통한다

2025. 11. 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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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풍요 속 가짜정보 위험
인간 사고력·판단력 중요해져
문체부, 기업 독서 활동 지원
독서경영, 조직 유대 강화 성과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책 읽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AI는 정보 생산의 주체를 인간에서 기계로까지 확장시켰고, 그 결과 정보는 전례 없는 속도로 폭증하고 있다. 그만큼 가짜 정보의 위험도 커졌다. 정보의 가치를 가려내기 위한 인간의 사고력과 판단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특히 AI는 양면성을 지닌 도구로, 잘못 활용되면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고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훼손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정확한 판단력을 갖춘다면 AI는 오히려 사고의 폭을 크게 넓혀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AI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루는 주체인 인간이 독서를 통해 사고의 깊이와 판단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책 읽기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도 독서경영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체부는 2014년부터 '독서경영 우수 기업 인증' 사업을 운영해왔다. 첫해 20개였던 인증 기업은 올해 277개로 늘었다. KB금융지주, 금호타이어, 다날, 동아제약, HD현대삼호 등 민간 기업과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조폐공사, 독립기념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공공기관도 인증을 받았다.

정보 풍요 속 가짜정보 위험…인간 사고력·판단력 중요해져

문체부는 인증 기업의 독서 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한다. 직장 내 도서관 구축, 독서동아리 운영 등 독서 환경 조성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일부 신규 중소기업에는 예산과 지침 범위 내에서 오프라인 지역서점과 연계한 실물 도서 지원 등이 이뤄진다

또 전자책·오디오북 등 디지털 독서 체험을 돕는 프로그램을 병행해, 장소·시간 제약을 줄이고 구성원의 접근성을 높인다. 중요한 건 "무엇을 얼마나 샀느냐"가 아니라, 읽기가 실제 업무 성과와 성장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해 독서경영 우수기업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 대상까지 수상하며 독서 친화 경영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1970년 문학잡지 '동서문학'을 창간해 2005년까지 운영하는 등 창업 초기부터 독서문화 확산에 힘써왔다. 2010년 비전 선포식에서는 '독서경영'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독서경영의 목표는 '즐겁게(Play) 읽고, 창의적으로(Create) 생각하며, 함께 성장(Grow)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책의날인 4월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출근길에 나선 한 시민이 책을 보며 걷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문체부, 기업 독서 활동 지원…독서경영, 조직 유대 강화 성과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직원이 스스로 혹은 동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추천·전달하는 '파라우체통', 연말 독서경진대회 '파라독서대전'이 있다. 또한 사내 독서 리더를 양성하는 북 퍼실리테이터(Book Facilitator) 과정은 올해 2기 과정을 마쳤고, 지금까지 총 47명이 수료해 각 조직에서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의 참여도와 만족도도 높아, 지난해 약 90명이었던 독서 소모임 '파라북클럽'은 올해 140여 명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독서경영은 조직의 유대감을 강화해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북 퍼실리테이터, 파라북클럽, 독서대전 등을 통해 그룹 내 독서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산해왔다"며 "독서를 통해 조직 간 벽을 허물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문화가 전 계열사의 핵심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 최우수상을 받은 한국남부발전은 '책으로 성장하는 직원, 직원이 행복한 한국남부발전'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독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신입사원과 초급간부를 대상으로 직접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며, 독서의 중요성과 리더십의 가치를 강조한다. 사내 도서관 운영이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을 위해 이동형 북카를 운영하고, 임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문장을 소개하는 '손글씨 공모전'과 전시회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디지털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책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성인 독서율은 2013년 72.2%에서 2023년 43.0%로, 성인 독서량은 같은 기간 9.2권에서 3.9권으로 감소했다. 도서 구입량도 2015년 4.1권에서 2023년 2.4권으로 줄었다.

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독서 예산은 2018년 3293억원에서 2023년 5607억원으로 증가했다. 독서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지원을 확대해 독서 문화를 유지·확산하려는 노력이다. 독서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독서는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우고, 소통과 공감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만큼 개인과 기관의 성장에 기여하는 활동"이라며 "문체부는 더욱 많은 기관이 독서경영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뿐 아니라 나아가 지역사회에 독서문화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도록 다양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문화체육관광부, 출판문화산업진흥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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