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3%대로 오르자 예테크族 몰려…이달 들어 예금 8兆 넘게 늘었다
하루 새 0.05%P 인상 등 수신경쟁 치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약 6개월 만에 3%대를 회복하면서 '예테크족(예금+재테크)'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8조원이 넘는 자금이 예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과 요구불예금 이탈로 은행들이 수신 확보 경쟁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1년 만기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3.10%로 0.03%포인트 인상했다. 기본금리가 연 2.9%로,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0.2%포인트가 추가로 적용된다. 우리은행도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3%로 올렸다. 이 밖에도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3.10%,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은 최고 3.0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 주요은행에서 3%대 정기예금이 나온 것은 지난 5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하루 만에 금리가 0.05%포인트씩 오르는 등 예금 금리의 급격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정기예금은' 지난 11일까지 금리가 2.75%였는데 12일 2.8%, 19일에는 2.85%로 올라섰다.
예금금리가 3%를 돌파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이 8조원 이상 증가했다. 18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1310억원으로, 전월 말(965조5689억원)보다 8조5621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 7000억원꼴로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가장 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국고채와 은행채 등 중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2.820%로 3개월 전보다 약 0.4%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주식시장 활황 등의 영향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높여 자금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20조4491억원으로, 전월 말(647조8564억원) 대비 27조4073억원 감소했다.
안전자산 선호 역시 시중은행 예금으로 뭉칫돈이 몰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던 코스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이달 18일과 19일 모두 40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미국 증시 역시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으로 조정 우려가 커지며 투자자들이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연말·연초 결산 시기에 은행들의 예금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며 "시장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통상 4분기에 예·적금 만기가 집중되기 때문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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