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절반이 “불필요해도 항생제 처방”, 이유 물었더니? [의사들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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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매년 11월 18~24일)에 맞춰, 약을 처방하고 있는 의사 1000명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한편, 답변한 의사 중 34.7%가 전체 환자 중 항생제 처방 환자 비율이 10% 미만이었고, 28.5%는 10~30%였습니다.
의사 A씨는 "병원을 많이 다녀야 하는 고령 환자가 증가해 처방량이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환자가 빨리 낫기를 바라며 대다수 질환 유발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항생제를 처방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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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항생제 오남용 실태는 심각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은 8%였는데요. 실제 항생제를 처방한 비율은 75%나 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심각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31.8 DID(성인 하루 평균 유지 용량)였는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수치입니다. OECD 평균은 18.3 DID 정도입니다.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매년 11월 18~24일)에 맞춰, 약을 처방하고 있는 의사 1000명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항생제, 얼마나 처방하세요?
◇의사 49.8%가 꼭 필요하지 않아도 항생제 처방하는 이유는?
항생제가 '꼭'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처방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절반에 달하는 49.8%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처방한 주된 이유로는 ▲환자 보호자의 강한 요구(24.9%) ▲혹시 모를 합병증 우려(22.2%) ▲빠른 효과를 위해(14.3%) ▲진단검사 비용·시간 부담(6.1%) ▲항생제 투여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짐(5.1%) ▲병원 내 지침 부재(1.2%) 순이었습니다.

◇의사 74.1% "항생제 내성은 심각한 공중보건의 위기"
항생제 처방은 실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가 느껴지기도 할까요? 의사 63.7%(매우 그렇다 17.0%, 약간 그렇다 46.7%)가 실제로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33.8%는 변화 없다, 2.5%는 줄었다고 봤습니다.

현장에서 항생제 내성을 체감했든, 체감하지 못했든 무려 74.1%의 의사는 “항생제 내성이 심각한 공중보건의 위기”라고 했습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의사는 21.1%, 심각하지 않다고 본 의사는 4.8%였습니다.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알아야 합니다. 의사 43.3%가 '외래 과다 처방'이 내성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의사 A씨는 "병원을 많이 다녀야 하는 고령 환자가 증가해 처방량이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환자가 빨리 낫기를 바라며 대다수 질환 유발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항생제를 처방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의사 B씨는 과다 처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지적했습니다. B씨는 "증상 호전이 없으면, 환자 민원이 들어온다"며 "항생제가 들지 않는 바이러스 질환에도 항생제를 요구하는 환자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이외 또 다른 요인으로는 ▲환자의 복약순응도 부족(28.6%) ▲농축산물·환경 내 항생제 사용(20.6%) ▲병원 내 감염 관리 미흡(6.9%) 등이 꼽혔습니다.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대다수 의사 몰라
정부에서도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1월부터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프로그램(ASP) 시범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78개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 내 전담팀이 항생제 처방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약제, 용량, 기간으로만 처방되도록 관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알고 있는 의사는 34.1%뿐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급종합병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서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중소·요양 병원,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장하는 걸 목표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더 힘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고 있는 의사들의 52.2%는 이 정책이 효과적(매우 효과적 23.8%, 다소 효과적 28.4%)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의사는 "의료진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성과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현실과 맞지 않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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