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에서 발견한 일본군의 만행... 세상 밖에 알려야 한다
[이학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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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징 사진관> 스틸컷 |
| ⓒ (주)콘텐츠존, (주)씨씨에스충북방송 |
여러 차례 정체가 들킬 위기를 넘기며 그는 사진관을 임시 피난처로 지키고, 전직 여배우 린위슈(고엽), 난징 경찰 송춘이(유조우) 등 또 다른 피난민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이들은 사진 속 전쟁 범죄의 증거를 세상 밖으로 알릴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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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징 사진관> 스틸컷 |
| ⓒ (주)콘텐츠존, (주)씨씨에스충북방송 |
영화 <난징사진관>은 난징 대학살을 배경으로, 그 참혹한 상황 속에서 난징 시민들이 어떤 선택과 투쟁을 감행했는지를 그린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는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이슈를 결합하고, 회색지대에 놓인 인물의 심리를 집요하게 탐구해온 쉔 아오 감독이다. 그는 전작 <마이 리어 라이어>(2019)와 <고주일척>(2023)을 통해 현실의 균열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 군상을 섬세하게 묘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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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징 사진관> 스틸컷 |
| ⓒ (주)콘텐츠존, (주)씨씨에스충북방송 |
영화 속 사진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다른 의미로 변한다. 처음 그곳은 외부의 학살을 잠시나마 막아주는 피난처에 불과했다. 동시에 일본군 사진병의 명령을 이행해야 하는 감옥이기도 했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옥죄어오는 공간의 감각은 일본군에 함락된 난징 전체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서사가 진행될수록 이 공간은 단순한 은신처에서 저항의 출발점이자 기억의 저장소, 나아가 학살의 진실을 기록한 증거 보관소로 변화한다. 사진관은 평범한 난징 시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을 선택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다시 말해, 사진관은 난징 사람들의 정신적 지형의 축소판이자 그들의 내적 저항을 형상화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사진관에 모인 사람들은 우편배달부, 사진관 주인, 엑스트라 배우, 전직 경찰 등 하나같이 평범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방언을 구사하는데, 이는 작은 사진관을 '중국 전체를 압축한 공간'으로 보이게 하려는 연출 의도다. 우편배달부 아창은 북방 사투리가 섞인 외지인으로 설정되었고, 일본군 통역을 맡은 왕광하이는 상하이 사투리를, 사진관 주인 진씨는 난징 사투리를 사용한다. 전직 여배우 린위슈는 상주·창저우 방언을 구사한다. 이들의 배경에는 살아남기 위해 도망친 이, 일본군에게 가족을 잃은 이, 강한 자에게 의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 이처럼 1937년 중국 사회의 다양한 인간상이 투영되어 있다.
다양한 인물상이 모여 있는 가운데, 영화는 그 반대편에 선 인물인 일본군 사진병 이토의 변모 또한 중요한 축으로 삼는다. 그는 처음에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순진한 청년으로 등장하지만, 점차 군국주의적 신념에 잠식되며 광신도로 변모한다. 그의 변화는 마치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눈앞에서 목격하는 듯해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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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징 사진관> 스틸컷 |
| ⓒ (주)콘텐츠존, (주)씨씨에스충북방송 |
영화의 시각적·청각적 대비는 폭력의 순간과 그 폭력을 기록하는 순간을 맞물리게 함으로써, 사진이 지닌 힘, 나아가 역사의 진실을 남기는 행위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 쉔 아오 감독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록의 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일본군의 만행이 기록된 한 장 한 장의 사진은 모두 정의를 향한 탄환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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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징 사진관> 스틸컷 |
| ⓒ (주)콘텐츠존, (주)씨씨에스충북방송 |
<난징사진관>은 일본 극우 세력의 역사 뒤집기 시도에 대한 직접적 응답이자 난징 대학살의 진실을 중국 대중에게 다시 상기시키는 역사 교육적 영화로 기능한다. 난징 대학살을 국제적으로 재조명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한편, 영화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역사를 기록하는 것, 그리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대중적 담론으로 되살린다. 이러한 메시지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경험했던 우리에게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영화는 스크린 밖 현실의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역사는 잊힐 수 없다.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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