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도시'는 디즈니 플러스의 '오징어 게임' 될 수 있을까?
[유정렬 기자]
올해 디즈니 플러스가 선보이는 마지막 K-오리지널 드라마, <조각도시>. 공개 첫날인 지난 5일, 글로벌 TV 부문 4위에 올랐고 이후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현재 6화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지창욱·도경수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무척 볼 만하다.
<조각도시>는 2017년 영화 <조작된 도시>와 동일한 원작 시나리오(조각된 남자)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단순한 리메이크로 볼 수는 없다. 세계관을 공유하고 '주인공의 복수'라는 뼈대를 가져왔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분위기와 장르는 많이 다르다. 서로 다른 결을 지닌 '두 작품'이라 할 만큼 차이가 크다.
영화가 유머와 액션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복수'라는 장르 자체에 훨씬 깊게 파고든다. 각색 면에서도 드라마가 오히려 원작 시나리오에 가깝다. 그만큼 어둡고 진지한 톤을 유지한다. 가벼운 개그 요소가 가끔 등장하긴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잠시 환기하는 정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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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 6화에서 본격적으로 액션 도파민이 터지기 시작했다 |
| ⓒ 디즈니 플러스 공식 유튜브 갈무리 |
억울한 옥살이 끝에 태중은 모든 음모가 요한의 짓임을 알게 된다. 그는 차근차근 준비해 복수를 실행한다. 여기서 지창욱의 연기는 진가를 드러낸다. 무너진 청년의 분노·허탈·절망을 담아낸 표정 연기는 압도적이다. 도경수 역시 만만치 않다. 냉혹하고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사이코패스 빌런을 소화하는 모습은 그의 첫 악역 도전이 맞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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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악역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잘 소화하고 있는 도경수 배우 |
| ⓒ 디즈니플러스 공식 유튜브 갈무리 |
재소자들이 벌이는 자동차 경주 또한 기시감을 준다. 거액을 걸고 벌어지는 생존 게임 방식은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키기 충분하다. 빌런 요한이 게임을 설계하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는 점에서도 구조적 유사성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더욱 남은 스토리 전개는 매우 중요해 보인다. 총 12화 중 절반이 공개된 이 시점에서 향후 전개는 작품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미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만큼, 7~8화가 어떤 흐름을 만들어내느냐가 전체 평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작품을 넘어 플랫폼의 상황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글로벌 콘텐츠 공룡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올해 디즈니 플러스는 <파인: 촌뜨기들> <북극성> <탁류> 등 여러 오리지널을 선보이며 분전했지만, '대박'으로 이어진 작품은 없었다. 작품성과 별개로, 흥행은 늘 아슬아슬하게 실패하는 느낌에 가깝다.
아무래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OTT서비스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유지되는 쪽이 낫다. 행여 상황이 악화되어 국내 철수라도 하게 된다면 그만큼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이니까.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확실한 한 방'이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각도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주 공개될 7~8화가 과연 드라마 내적으로도, 그리고 플랫폼 외적으로도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조각도시는 디즈니 플러스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이제 절반의 이야기 뒤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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