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라팔 100대 사겠다"는 우크라, 자금 조달은 어떻게?

배재성 2025. 11. 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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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벨리지-빌라쿠블레 공군기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합의서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투기 운용과 방공 능력 강화를 위한 무기 협정을 체결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프랑스 라팔 전투기 100대 도입 의향서(LoI)를 체결하면서 국제 사회의 시선이 자금 조달 현실성과 전략적 의미에 쏠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빌라쿠블레 공군기지에서 향후 10년간 라팔 전투기 100대와 드론, 방공 체계 등을 도입하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 재건에 필요한 엄청난 규모”라고 평가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역사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정식 구매 계약이 아닌 정치적 약속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의향서는 구매 계약이 아니라, 향후 계약 가능성을 규정한 문서”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투기 도입에는 최소 2~3년의 제작 기간과 조종사 훈련,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 현재 다쏘는 233대의 라팔 주문을 소화 중이며, 신규 생산 여력이 제한적이다.

자금 조달 또한 큰 걸림돌이다. 우크라이나는 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전투기 비용을 충당하려 했으나, 벨기에 등 일부 회원국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우려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NYT는 “EU 동결자산을 활용한 지원 계획이 무산될 경우, 대안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정치적 시그널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닉 커닝햄 국방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우크라이나의 라팔 100대 구매 의향은 프랑스를 설득해 EU가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풀도록 하는 정치적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 레오 페리아-페네이는 “현재로서는 그저 허풍일 뿐”이라고 평가했으며, 군사 전문 매체 TWZ도 “라팔과 그리펜 E는 우크라이나 전력에서 가장 첨단 전투기가 되겠지만, 한 가지 전투기라도 대량 확보하는 게 실제 가능한지는 큰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라팔 100대 도입 계획은 실질적 군사력 강화보다는 전략적 메시지에 무게가 실렸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유럽의 장기 지원과 방위 의지를 확보하는 상징적 효과가 크며, 장기적으로 유럽 방위 협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장기적 위협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겠다는 유럽의 결의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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