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채권왕’의 오싹한 경고···“다음 금융위기, 사모대출에서 온다”
주식시장 거품 경고…“엄청나게 투기적”

건들락은 17일(현지 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포드캐스트 ‘오드 라츠’에 출연해 사모대출 시장에서 대출기관들이 “쓰레기 대출(garbage loans)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사모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온 비우량(서브프라임) 자동차 담보대출업체 트라이컬러와 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 파산 사례를 언급하며 “금융시장에서 다음 대형 위기는 사모대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은 2008년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기반 선순위 채권에 최고 신용등급(AAA)을 부여했지만, 이를 사들인 금융기관들은 대규모 부실을 떠안아야 했다.
건들락 CEO의 이번 발언은 최근 부실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계기로 지목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모대출이 금융위기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건들락이 언급한 파산 기업 트라이컬러는 사모대출을 활용해 저신용자에게 고금리 자동차 대출을 제공하며 같은 채권을 담보로 여러 금융사에서 중복 대출을 받았다. 퍼스트브랜즈는 부품 판매 미수금을 중복 담보로 제공한 뒤 여러 사모대출을 실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사모대출이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회사(NBFI) 대출을 말한다. 미국 사모대출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며 비은행 금융회사가 자금 공급을 대신하기 시작해 급성장했다. 금리는 높지만 자금 조달이 빠르고 유연해 기업들이 선호하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됐다. 미국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현재 약 1조7000억달러(약 2490조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은행 대출과 비교해 투명성과 규제 수준이 낮고, 예금자 보호제도나 중앙은행 개입과 같은 안전장치가 없어 위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모대출 시장 부실 우려는 월가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앞서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역시 사모대출 문제를 두고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어딘가에 더 있다는 뜻”이라며 시장 전반에 부실 문제가 광범위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들락은 사모대출 펀드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임에도 손쉬운 인출을 약속하는 것은 완벽한 부조화”라고 비판했다. 환매가 몰릴 경우 자산을 헐값에 처분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모대출에는 100과 0, 두 가지 가격만 존재한다”며 “언제든 팔 수 있어 안전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팔 수 있는 가격이 날마다 계속 내려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들락은 또한 최근 금융시장에서 과열 조짐이 전반적으로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 건전성은 내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라며 “AI·데이터센터 투자 과열이 투기적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들어 8%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도 3% 넘게 하락했다. 건들락은 시장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의 약 20%를 현금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 투자와 관련해서는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지난 9월 중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25%까지 확대하라고 조언했지만, 최근 이를 15%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금값이 큰 폭 상승한 뒤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건들락은 “지금은 전반적인 금융자산 비중 자체를 낮춰야 하는 시기”라며 “문제는 항상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믿는 자산에서 발생한다.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은데 그렇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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