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카르텔' 테러조직 지정…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경고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테러조직의 배후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있다고 지목하면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극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 국무부는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를 11월 24일부로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려 한다”며 “베네수엘라 기반의 솔레스는 마두로와 베네수엘라의 군부, 정보기관, 입법부, 사법부를 부패시킨 불법 마두로 정권의 고위 인사들이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은 베네수엘라의 합법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7월에도 솔레스를 제재했는데, FTO로 지정되면 솔레스에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급의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들 단체에 대한 지원도 범죄 행위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군사 공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솔레스의 실체가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유로뉴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을 ‘비(非)국가 무장단체’로 간주하고, 카르텔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하는 선박들을 격침했다. 하지만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계속됐다. 영국과 캐나다, 콜롬비아도 미국의 공습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마약 운송선 관련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도 했다.
카리브해에 세계 최대 포드 항모 배치

마약 운반이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공습도 계속되고 있다. 미 남부사령부는 엑스(X)에 “15일 ‘서던 스피어(마약 소탕 작전)’는 지정 테러 조직(DTO)이 운영하는 선박에 대해 치명적인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며 “선박에 탑승 중이던 3명의 마약 테러리스트가 죽었다”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선박 공습은 이번이 21회째다. 현재까지 최소 8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근절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셈은 따로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NN은 “마두로를 축출하면 트럼프는 자신을 포함해 역대 미국 행정부가 이루지 못했던 공을 세울 수 있다”며 “(미국에 친화적인) 새 지도자를 내세워 마약과 이민 문제에 대해 협력할 수 있고, 석유도 거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 내 권력 다툼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강경 대응의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주장한 리처드 그레넬 베네수엘라 특사를 누르고 루비오 장관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석유 거래 등을 제안했는데, 루비오 장관이 강경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루비오는 마두로 정권을 오랫동안 비난해왔다”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쿠바계 유권자 표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군사 개입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 “마두로와 대화할 수 있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틱톡에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 존 래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이매진은 평화와 인류애를 주제로 한 곡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카리브해와 남미에서 영원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미국 국민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은 마두로 대통령 역시 유화적 자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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