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찾을게, 니가 어디 있든"... 박준 시인이 전하는 위로의 언어

뉴스사천 강무성 2025. 11. 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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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기까지 하는데 이것까지 또 예쁘게 써야 돼? 너무 짜증 나더라고요. 그냥 슬퍼만 하자, 그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신동엽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박재삼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시단의 주목받는 시인으로 평가받는 박준(42) 시인이 15일 사천시립도서관에서 열린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에서 신작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 (창비)에 담긴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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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립도서관 문학콘서트에서 신작 시집 속내 털어놓아

[뉴스사천 강무성]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 뉴스사천
"슬프기까지 하는데 이것까지 또 예쁘게 써야 돼? 너무 짜증 나더라고요. 그냥 슬퍼만 하자, 그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신동엽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박재삼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시단의 주목받는 시인으로 평가받는 박준(42) 시인이 15일 사천시립도서관에서 열린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에서 신작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창비)에 담긴 속내를 털어놨다.

2008년 등단 후 세 번째 시집을 펴낸 박 시인은 "이전에는 빈틈없이 채색하려 했고, 노래처럼 아름답게 쓰려 애썼다"며 "이번엔 슬픈 일이 많았는데 그걸 또 예쁘게 포장해야 한다는 게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담백하게만 쓰자고 결심했고, 다음 시집에서는 다시 어려워질 것"이라며 웃었다.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시인 토크콘서트, 시낭송, 시노래 공연 등으로 꾸며졌다.

박 시인은 이날 시 '미아'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졌다. 이 시는 30여 년 전 어머니의 말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에게 휩쓸려 잡고 있던 손은 놓치고 가방까지 어딘가에 흘리고 그렇게 서로를 잃어버렸을 때 다른 곳으로 가면 안 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처음 든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해 네가 나를 찾을 필요는 없어 내가 너를 찾을 거야' - 박준 시인의 시 '미아' 전문

"몸이 아픈 선배와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했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시장에서 잃어버리면 딴 데 가지 마, 그 자리에 있어. 내가 너 찾을게'라고 하셨던 게 떠올랐죠. 그때 그 선배에게 '니가 나를 찾을 필요 없어, 내가 널 찾을게, 니가 어디 있든' 이런 말을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후회로 쓴 시입니다."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 뉴스사천
손목에 상처가 있는 친구와의 일화를 담은 시 '그 해 봄에'도 인상적이었다.

"통닭을 먹다가 친구 손목의 상처를 보고 '왜 봄에 죽으려 했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오열했어요. 그 한마디에 '아팠지, 두려웠지,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모든 위로가 녹아 있었던 거죠."

박 시인은 이를 "경상도 어르신들이 쓰시는 참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참말에 관해 "사실 그대로의 말이 아니라 사실을 떠나 지금 상대에게 필요한 진짜 말"이라고 전했다.

독자와의 질의 응답 시간에는 시집에 자주 등장하는 '당신', '미인' 같은 호칭의 의미도 풀어줬다.

"당신은 부모 세대가 남용해 느끼한 말이 됐고, 미인은 신중현 선생님 노래 이후 여성 지칭으로만 쓰이게 됐어요. 원래 미인은 임금을 뜻하는 말이었거든요."

그는 이 오염된 말들을 본래 뜻으로 되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운 것들, 아름다운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부재해서 더 그리운 것들에게 이 호칭을 붙여줬습니다."

그는 자신의 시 '84p'에 얽힌 이야기를 하면서, "모든 시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시 읽기에 관한 조언도 건넸다.

"시험 보는 게 아닌데 자꾸 상징인지 은유인지 따지다 보면 어려워져요. 편하게 읽으면 좋겠습니다."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 뉴스사천
이날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은 박 시인의 시들을 포크 락 스타일의 시노래로 재해석해 공연했다.

독자들이 '시인이 된 이유'를 묻자 박 시인은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경쟁에 취약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공부든 운동이든 잘하는 게 없더라고요. 어떤 일을 해야 경쟁 덜하고 살까 고민했죠."

당시 '위기산업'이던 문학과 출판을 택했고, 친구들이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 "시를 쓰겠다는 애들은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 시인은 "그리운 얼굴을 지우려 애쓰지 말고, 새로 그리워할 만한 상황이나 얼굴들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쏟으라"며 "누군가의 그리운 얼굴이 되거나,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오늘을 보내시길"이라는 말로 문학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 뉴스사천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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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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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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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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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이 15일 오후 시립도서관 1층 대강당에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라는 주제로 박준 시인 초청 시담시담(詩談時談) 문학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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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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