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에 고장난 스피커까지 직접 고쳐"…수능감독 뒤 폭발한 교사들

교사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준비부터 장시간 시험 감독, 민원 대응에 이르기까지 과도한 업무 책임을 지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17일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은 수능 당일인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전국 교사 6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중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수능 시험장에서 근무했던 응답자 88.3%는 ‘수능 전날, 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에서 교실 청소와 시험장 세팅을 직접 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은 바닥 청소와 벽과 책상의 낙서 지우기, 책상 배치, 안내문과 바닥 테이프 부착 등 다양한 환경 정비를 맡았다고 답했다. A 교사는 “시험 이틀 전 방송기기가 오작동했으나 유지보수업체도 원인을 모른다고 해 교사 업무 커뮤니티에서 문의해 직접 기기를 고쳤다”고 밝혔다.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76.2%가 ‘3개 교시 이상’ 감독했다고 답변했다. 이 중 ‘4개 교시 이상’ 감독을 맡았다는 답변도 13.6%에 이르렀다. 교사들은 사실상 점심시간은 20~30분에 불과하고, 4~5시간 동안 휴식 없이 서 있을 수밖에 없어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감독 업무 도중 어지럼증이나 공황 증상을 호소했다는 교사들도 있었다.
시험 감독 중 ‘돌발 상황을 경험했다’는 교사도 42.1%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수험생 민원’(45.3%)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기타’(15.1%), ‘타종 또는 방송 문제’(13.3%)‘, ’감독관 건강 문제‘(9.71%) 순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답안지 인쇄 불량, 컴퓨터용 사인펜 불량, 방송 송출 오류, 시험 도중 화장실·중도포기 요구, 시험환경 관련 민원 제기 등이었다.
교사들은 감독 시수를 2교시 이하로 제한하고, 현재 17만~19만원 수준인 감독수당 인상, 시험장 청소와 시설점검 용역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등교사노조는 “수능은 국가가 운영하는 시험이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책임과 부담이 개별 교사에게 전가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13일 성명서를 내고 “수능 감독을 맡은 중·고교 교사들은 낮은 수당을 받고 각종 민원과 소송 위험까지 지고 있다”며 “수능 업무의 책임과 부담을 나누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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