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고 친 국힘 대변인...김예지 의원 향해 장애 혐오 발언
[곽우신 기자]
[기사보강 : 17일 오후 3시 52분]
"부적절한 발언은 자제하는 게 맞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논란이 되고 있는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의 혐오 발언에 대해 조심스럽게 거리를 뒀다. 당사자인 박 대변인은 본인이 잘못한 게 없다며 사과를 거부했으나, 당 수석대변인까지 우회적으로 이를 비판하고 나서자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본인의 발언 취지와 의도까지 철회하지는 않았다.
박성훈 대변인은 1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논란과 관련해 당의 입장을 묻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제가 그 내용을 정확히 보지를 못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라면서도 "우리 당은 건강한 보수 정당으로 다양성이 존재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보수를 지탱하고 있는 그런 분들이 보시기에 부적절한 발언은 자제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공식 입장을)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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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국대' 출신 국민의힘 대변인 제2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국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 나섰던 당시의 박민영 대변인 압박면접 영상. |
| ⓒ 국민의힘TV |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로 꼽히는 박민영 대변인은 진행자와 함께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예지 국회의원을 맹비난했다. 윤석열씨 탄핵 과정에서의 표결이나 이후 특별검사 도입 법안에 찬성하며 '당론'을 위반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예지 의원이 여성이자 시각장애인인 점을 공격하기까지 했다. 이를 이용해 '비례대표' 자리를 두 번 받아놓고도,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진행자가 글자로 옮기기 곤란할 정도의 격한 어휘를 써가며 김예지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를 비난하는 가운데, 박 대변인 또한 김 의원의 의정활동을 향해 "너무너무 소름이 끼친다"라며 "김예지는 진짜 좋게 볼 수가 없는 게, 그럼 국민의힘에서 왜 공천 달라고 구걸을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피해의식"을 운운하기도 했고, "애초에 들어오는 과정 자체가 김예지·한지아 같은 할당된 키즈들이 설친다"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을 누리고 싶고, 비례대표로 꿀은 빨고 싶고, 그런데 민주당 가면 공천 안 줄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장애인 할당제로 들어오고 싶은 것"이라며 "그런데 비례 한 번 받았으면 포기를 해야지 뭔데 자기가 두 번을 받느냐? 받았으면, 그리고 당에 녹을 먹었으면 당에 헌신을 하고 기여를 해야지, 조금이라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당론을 제일 많이 어기는 게 김예지이다. 저는 그런 배은망덕한 사람 처음 본다"라며 "장애인이 너무 많이 할당을 해서 저는 문제라고 본다. 좀 적당히 해야 된다"라고도 비난했다. 참고로 지난 제20대 국회 때까지만 해도 300명의 국회의원 중 장애인 국회의원은 전무했으며, 제21대 때 4명, 현재 제22대에 와서도 3명에 불과하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가 김 의원을 공천하고 당 지도부에 함께 있었던 걸 두고 "강남 좌파 특유의 따뜻해 보이는, 일종의 에스코트용 액세서리 취급하는 것"이라고 폄훼했다. 결과적으로 "정말 사람 같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을 데려와 가지고 지금 공천 준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사과 거부하며 '혐오 몰이'라더니... 비판 여론 거세지자 뒤늦게 고개 숙여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의 유료 회원 한정 공개 콘텐츠로 전환되어 일반 공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전 대표 지지 성향의 유튜브 채널 '종이의TV'에서 16일 이를 공론화하며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당사자인 박 대변인은 1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뭐만 하면 무지성 혐오몰이 하는 스테레오 타입부터 벗어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장애인 할당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라며 "장애인이라고 다른 집단에 비해 과대표되어서는 안 되며, 마찬가지로 특정인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어야 할 이유가 될 수도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어떤 말로도 김예지라고 하는 개인이 국민의힘에서 두 번이나 비례대표 특혜를 받아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라며 "김예지 의원은 당의 간판을 빌려 두 번이나 특혜를 받았으면서, 당론을 젖은 휴지만도 못하게 취급하며 탄핵은 물론 민주당 주도 특검에 모두 찬성하였고, 급기야 당의 노선과 전혀 맞지 않는 법안들을 수차례 발의해 뭇매를 맞았다"라고 비난했다. "당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미 두 번이나 불어닥친 대통령 탄핵의 비극은 국민의힘에 몇 번이고 되풀이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박민영 대변인은 17일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치인으로서 의정 활동에 대해 평가받는 것을 여성,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방패로 세우는 행위에 대해서 비판한 것일뿐, 혐오와는 무관하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부 과격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해선 사과드린다"라며 "유튜브라는 개방형 플랫폼에서 시청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평소와 달리 선을 지키지 못한 측면들이 있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유 불문 공당의 대변인이라는 직함에는 걸맞지 않는 발언들이 있었고, 언어의 부적절성에 의해 내용의 정합성마저 부정당하게 만든 것 또한,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며 "앞으로는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인 박민영 대변인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설화를 일으킨 바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 극우 남초 커뮤니티 용어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가 '동생과 아이디를 공유한 것'이라는 해명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고,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대행을 향해 '음란 게시물 댓글'이라는 허위 의혹을 검증 없이 거론하며 비난하는 논평을 썼다가 철회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당 원내수석대변인이 대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별도의 공지를 통해 당 차원에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에게 공식 경고했음을 알렸다. 당 공보실은 "금일 장동혁 대표는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보도와 관련 당사자에게 엄중 경고했다"라며 "대변인단을 포함한 당직자 전원에게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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