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책의 고백, 제주 중앙로 골목 '책밭서점'을 아시나요

손어진.송연주.조은주 2025. 11. 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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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의 고백.

김창삼 책밭서점 대표는 헌책을 '역사의 일부'라고 말한다.

책밭서점에는 약 10만 권의 헌 책이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보관 가치가 있는 책들은 버리지 못하죠. 헌책은 폐기 기간이 있지 않아요. 저는 책을 두고두고 쌓아두고 있어요" 서점 안에는 여전히 먼지 쌓인 책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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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 책밭서점 김창삼 대표를 만나다
"헌 책은 시대 가늠 잣대이자, 추억 되살리는 기록"

헌 책의 고백.

"한때 모두가 저를 간절히 만나고 싶어 했어요. 오픈런이라고 하죠? 저를 만나려고 오랜 시간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어요."

"사람들은 저와 언제 어디든 함께했어요. 그 손끝이 떨리고, 책장을 넘길 때의 그 심호흡은 아직도 선명하죠. 지금은 꿈만 같은 순간이네요. 제가 이런 말 하는 게 참 웃기죠? (웃음)"
"그러면 뭐해요.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먼저 쌓인 책일 뿐인걸요. 다 옛날이야기죠."
책밭서점. (사진=손어진.송연주.조은주)

헌책이 사람이라면 이런 마음일까. 따끈한 신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받던 책. 자기 계발 좋아하는 사람,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등 책들은 모두 주인이 있었다. 책들은 그들. 그러나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순간 가장 먼저 밀려난다. 읽혔다는 이유로, 낡았다는 이유로. 이것은 헌책의 이야기다.

"저는 지금 헌책방에 있어요. 시대에는 조금 뒤처졌지만, 다시 사람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에요. 언젠가 저를 찾아줄까요?"

주인을 기다리는 수많은 책이 모여있는 공간이 있다. 제주 중앙로 한 골목에 자리 잡은 '책밭서점'이다. 서가에는 책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신간보다는 세월의 자취가 묻은 책들이 대부분이다. 표지는 닳았고, 누군가의 손끝을 오래 지나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창삼 책밭서점 대표는 헌책을 '역사의 일부'라고 말한다. "헌책은 그 시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자, 추억을 되살리는 기록이에요. 한때 누군가의 책장이었던 자리에서, 이제는 다른 독자의 일상 속으로 옮겨가길 기다리는 존재죠."
책밭서점 김창삼 대표. (사진=손어진.송연주.조은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7,200만 부가 넘는 신간이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그 신간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까. 책에는 시대의 관심과 유행의 흐름이 담긴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독자의 관심은 짧다. 출간 당시엔 '화제의 책'이었지만, 곧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책들은 구석으로 밀리고, 창고 속으로 사라진다.

책밭서점에는 약 10만 권의 헌 책이 있다. 서가에 다 담지 못해 창고에 쌓인 책도 많다. 같은 책이 많다면 '1,000원 코너'에 들어가기도 한다. "책이 너무 많다 보니, 똑같은 책이 여러 권 겹쳐요. 아쉽긴 하지만, 그럴 땐 1,000원에 팔고 있죠." 

'책밭서점'은 단순히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기억이 교차하고, 세대가 이어지는 문화 공간이다. 여행객이 우연히 들러 반나절을 책밭서점에서 보내기도 하고, 동네 어르신이 지나가며 자연스레 들리는 추억의 공간이기도 하다. 책 한 권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가 되는 셈이다.
책밭서점. (사진=손어진.송연주.조은주)
책밭서점 대표를 인터뷰하고 있는 학생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보관 가치가 있는 책들은 버리지 못하죠. 헌책은 폐기 기간이 있지 않아요. 저는 책을 두고두고 쌓아두고 있어요" 서점 안에는 여전히 먼지 쌓인 책들이 많다. 그 책들은 모두 새로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의 일상을 지켰던 그 책들이, 오늘도 조용히 속삭인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글.사진=손어진.송연주.조은주 /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이 글은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출판문화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책밭서점 현장방문 및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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