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가 조지 클루니를 연기했다…톱스타의 자아 찾기
갑자기 닥쳐온 삶의 회의
LA-파리-토스카나 로드 무비
스펙터클과 섬세한 감정 연기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가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 역을 맡았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은 제이 켈리, 만인이 알아보고 환호하는 세계적인 스타 배우다. 이름은 살짝 비틀었으나, 6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빛나는 외모는 물론 연기력과 프로 정신, 부와 명예를 다 갖춘 켈리는 누가 봐도 클루니 그 자체다. 영화 '제이 켈리'(노아 바움백 감독)는 이렇듯 유명 영화배우인 주인공 켈리가 헌신적인 매니저 론(애덤 샌들러)과 함께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여정을 그린다.
나이 때문일까. 켈리는 촬영 현장에서 여전히 최선을 다하는 배우이지만 언제부턴가 부쩍 자신의 인생이 가짜 같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아닌 진짜 내 삶은 무엇이었나'하는 회의에 사로잡힌 것. 그러던 중 젊은 시절 자신을 배우로 데뷔시켜준 노 감독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연기 지망생 시절의 옛 친구를 만난다. 공교롭게도 그들의 인생은 엇갈렸다. 연기에 있어선 최고였던 친구는 끝내 배우가 되지 못했고, 그를 따라 오디션에 갔던 켈리는 배우로 데뷔해 수십 년 간 스타의 삶을 영위해왔다. "네가 나의 삶을 훔쳤다"는 친구의 도발까지 더해 켈리는 흔들린다.
누가 들어도 현실에선 거의 없을 듯한 '할리우드 스토리'다. 화려한 일상을 영위하는 톱스타가 주인공이고, 그가 여태껏 데면데면했던 둘째 딸과의 관계를 뒤늦게 회복하고자 파리에서 토스카나로 이어지는 여행에 나선다는 설정도 그렇다. 그러나 감독이 누구인가. 할리우드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노아 바움백이다. 영화 '결혼 이야기'(2019)에서 한 커플의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듯이, 바움백 감독은 현실주의적인 연출로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데 남다르다. 이 영화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영화는 언뜻 보면 스펙터클하고 좌충우돌하는 로드 무비이지만, 나이 들어가는 한 인물의 고민과 후회를 진솔하게 포착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조지 클루니의 재발견


켈리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조지 클루니를 위해 만들어졌다. 프로덕션 노트에 따르면, 바움백 감독은 공동 작가인 에밀리 모티어와 처음부터 클루니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냈을 때 클루니는 24시간도 되지 않아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클루니는 켈리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많다고 말한다. 클루니는 "저보다 훨씬 후회가 많은 인물"이라며 "저는 다행히 켈리보다 훨씬 늦게 유명해진 덕분에 스타가 되기에 앞서 인생사는 법을 먼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루니는 "제 인생에서 적절한 때에 이 영화가 찾아왔다"며 "지금이야말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맡을지, 그로 인해 누가 영향을 받을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다.
영화에 바치는 영화

영화 '제이 켈리'는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영화에 바치는 영화다. 켈리라는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영화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디테일하게 그렸다. 사실은 모두가 그들 삶의 주인공이다. 바움백 감독은 "영화배우와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다양한 캐릭터에 힘을 실어 실제로는 보편적인 삶과 우리가 늘 하는 삶의 선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 개봉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이 켈리'는 다음 달 5일 스트리밍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캐스린 비글로 감독)와 '프랑켄슈타인'(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스트리밍 공개에 앞서 지난달 22일 극장에서 먼저 공개된 것처럼 이번에도 극장에서 먼저 관객을 만난다. 비록 2주에 불과한 극장 상영이지만, 이는 상업극장 상영이 조건인 내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오스카상) 출품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내년 3월 열리는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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