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재운항 보름 만에 '반쪽 운항'...잠실·뚝섬 등 미운항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가 또 멈췄다. 지난 15일 오후 8시 25분쯤 잠실행 한강버스(102호선)가 잠실 선착장 100m 인근에서 강바닥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이 배에는 승객 82명이 타고 있었다. 서울시는 사고 접수 이후 한강경찰대와 수난구조대 구조정으로 승객을 옮겨 태웠다. 부상 등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승객들은 구조 전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잠실 선착장 인근은 수심이 낮다. 한강버스가 물에 잠기는 깊이(선박 흘수)는 1.3m가량이다. 프로펠러 보호대인 스케그를 포함하면 1.8m까지 늘어난다. 이에 항로구간은 최소 2.8m 이상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사고 원인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직접적인 원인은 항로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 수심은 1.07~1.47m(5월 기준)다. 항로를 벗어나면 갑자기 수심이 얕아진다. 이에 사고 현장 주변에는 부이(항로표시등)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부이의 밝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선박의 선장이 부이를 보지 못해 항로를 벗어난 것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 해양안전심판원 등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당초 수심이 상승하는 만조 때인 16일 오전 1~2시를 틈타 멈춘 한강버스를 자력 운항이나 예인선을 활용해 빼내려 했으나 사고 선박은 오후 3시 현재 여전히 사고 지점에 있다. “함부로 빼내면 (배가) 상할 수 있다”는 의견에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잠수사가 투입돼 사고 선박 상태를 살폈다. 현재 구체적은 인양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강버스는 잦은 고장으로 한 달가량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시범 운항에 들어갔다가 지난 1일 재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불안 불안했다. 지난 15일 낮에도 뚝섬에서 잠실 선착장으로 향하던 선박 바닥이 알 수 없는 물질에 긁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뚝섬 선착장으로 입항하던 한강버스 프로펠러에 로프가 감겨 잠수부가 이를 제거하는 일도 있었다.

결국 서울시는 잠실과 뚝섬·옥수·압구정 등 4개 선착장 운항을 16일부터 당분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마곡·망원·여의도 선착장은 정상 운항 중이다. 서울시는 항로 내 이물질을 제거하고 추가 준설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심도 살핀다. 하지만 재 운항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반쪽 운항’에 들어갔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잠실~압구정 구간 한강버스 미운항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은 해당 선착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한강버스 사고와 관련해 특별 지시를 내렸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며 “한강버스 선박과 선착장, 운항 노선의 안전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라”고 했다. 이어 김 총리는 “한강의 얕은 수심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과 대응 방안을 상세하게 분석해 조치하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즉시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태스크포스(TF)’와 서울시당 새서울준비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사고는) 서울시가 시민의 안전 위에 보여주기 행정을 쌓아 올릴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전 행정보다 더 중요한 행정은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여당 공세에 대해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서울시는 사고 발생 즉시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했고, 그 과정에서 모든 안전 절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어 “한강버스 운항 초기부터 선박 안전성 강화, 수위 모니터링 고도화, 선착장 관리 개선 등 다중 안전망을 지속해서 보완해오는 등 안전을 소홀히 한 사실이 없다”며 “민주당은 한강버스의 안전 문제를 과장해 정치적 공세로 활용하고 불필요하게 시민 불안을 가중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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