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먹거리" "히틀러"…여야 '짐승 국회' 촌극

김찬주 2025. 11. 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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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틈만 나면 고성·욕설·조롱
폭력성 발언에 육탄전까지 눈살
與, 합의 민생법안 '감정적 부결'
'너 죽고 나 살자식' 전쟁판 심화
지난 13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사태를 두고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22대 국회가 틈만 나면 치고 받는 '짐승 국회'라는 오명이 씌였다. 반말, 욕설에 이어 육탄전까지 벌어지면서 대의기관의 기본적 품격조차 잃어버렸다는 비판이다. 정치가 진영 대결로 인해 서로를 제거하려는 전쟁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비리 혐의' 사건 1심에 대한 검찰 수뇌부의 항소포기 결정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충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각 정당의 이해상충으로 고성과 막말이 일상화 된 국회라곤 하지만, 지난 2012년 선진화법 시행 이후 22대 국회에서 여야의 갈등은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여야는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사태를 놓고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으며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은 항소포기를 '이재명정권의 외압 탓'으로 규정한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정권의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라며 맞섰다. 본회의장에서 여야는 서로를 향해 "대장동·이재명" "내란당"이란 단체 구호를 외치며 부딪혔다.

급기야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게"라며 사실상 폭력을 시사하는 발언이 부승찬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나왔고, 그의 발언이 향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결국 양측은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합의해 통과시키기로 한 항공보안법 개정안을 일방 부결시켰다.

본회의장에 남은 민주당 의원 가운데 일부가 국민의힘이 주도한 법안이라는 이유로 "반대해"라고 외치며 부결을 주도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항공기 보안점검 의무 위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김은혜·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후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 법안을 화풀이 식으로 부결시킨 건 매우 치졸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앞서 부 의원은 지난 4월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열린 첫 대정부질문에서도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자신 있어?"라며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질문자로 나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공모 정당은 해산하라"고 하자, 권 의원이 삿대질로 반발한 게 발단이다. 당시 여야 의원들이 모여들며 육탄전 직전까지 벌어질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2025 국정감사에서 감사 중지된 후 몸싸움을 하며 언쟁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거친 언행은 국민의힘 역시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히틀러 나치' '조폭' '동물농장'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가하거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 중 여야 의원의 배가 맞부딪힌 이른바 '배치기' 몸싸움이 대표적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거론할 때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생략하는 대신 '히틀러'라고 지칭하며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당 회의에서 "히틀러는 자기 측 사건은 덮고 반대파 사건만 확대 기소하는 선택적 사법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3개 특검의 무도한 칼춤과 항소포기를 보면서 히틀러의 망령이 어른거린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는 조지 오웰의 저서 '동물농장'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해 "이제 대한민국은 '재명(이재명 대통령)이네 가족'이 돼야만 살아남는 동물농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월초 국정감사에서는 여여 의원간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배로 서로를 친 이른바 '배치기' 몸싸움으로 치달았다.

당시 송 원내대표가 김현지 실장의 출석 요구를 "국감 무산시키려고 작전 세우는 것이냐”고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려 하자 이 의원이 뒤쪽에서 “국감을 방해하는 건 당신들”이라고 외쳤다. 이에 송 원내대표가 몸을 돌려 걸어왔고 이 의원도 다가가 배를 맞부딪쳤다.

이후 송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선진화법 이후 국회 회의장 내에서 그 어떤 물리적 접촉이나 폭력 행위도 금지돼 있다. 백주대낮에 테러와 유사하게 폭력행위가 발생한 점에 대단히 깊은 유감"이라고 비판했고, 이 의원도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나다. 내게 죄가 있다면 배가 나온 죄밖에 없다"고 티격댔다.

정치권에서는 22대 국회 들어 여야가 서로를 향한 극단적 언행을 일삼는 배경으로 '남을 제거해야 내가 사는 극단화 된 진영논리' '지지층의 지지율과 유튜브를 통한 정치후원금 모금' 등을 꼽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두 정당의 진영대결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쪽 진영이 죽어야 다른 쪽 진영이 사는, 온갖 음해·욕설·고성·막말·조롱을 동원하고 있는 난장판"이라며 "또 일부 정치인들은 이같은 자극적 콘텐츠를 양산해 유튜브를 매개로 지지자들에 효능감을 주고, 후원금을 얻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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