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을 증오하게 만드는 법, 전쟁을 정당화하는 법"
[김태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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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보안법 폐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들 |
| ⓒ 김태중 |
행사를 진행한 김덕진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대외협력팀장(천주교 인권위원회)은 "이 법이 우리의 일상과 양심을 어떻게 옥죄는지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기 위해 1년 가까이 거리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창년 진보당 공동대표는 국가보안법을 "노동 현장과 정치 활동을 광범위하게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규정하고, 최근 수원지법에서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간부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14년 만에 무죄 판결이 난 사례를 들며 "처음부터 무리한 기소가 얼마나 많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월 1일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김준영 의원 등이 공동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을 발의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22대 국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특히 이재명 정부 임기 내 폐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발언자인 이준회 인천 청년진보당 당원은 더욱 직설적이었다.
"국가보안법이 없었다면 윤석열의 계엄 음모도 없었을 것입니다. 극우의 왜곡된 세계관이 국가보안법이라는 법적·사상적 토대 위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상시 계엄이자 상시 내란입니다. 이 법이 존재하는 한 제2, 제3의 계엄은 언제든 우리를 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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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보안법 폐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들 |
| ⓒ 김태중 |
"남과 북은 이미 판문점선언·6·15 공동선언에서 서로를 특수관계로 인정했지만, 재판부는 여전히 냉전의 시계에 발이 묶여 있다. 이 법은 신앙인의 양심으로도, 시민의 양심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집회는 시 낭송과 노래 공연으로 이어졌다. 양심수후원회 심주이 사무국장은 이영혜 시인의 '가르마 의혹'을 낭송하며 "좌·우로 강요된 전향의 역사와 오늘의 정치 현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마지막 순서로 가수 송희태씨가 무대에 올라 신곡 '쓸모'와 새 출발을 주제로 한 곡을 불렀다. 그는 "이 자리가 축하의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 늘 아쉽다"며 여전히 분단과 탄압의 상처가 남아 있는 현실을 언급했다.
김덕진 팀장은 12월 1일 오전 9시 30분 강성호 선생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국가보안법 피해자 증언대회 '목소리들'의 두번째 목소리에 참석을 제안했다. 또 그는 "21대 국회에서 17년 만에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이 발의됐지만 공동발의 의원은 25명뿐이었다"며, 22대 국회에서는 "실질적 논의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에서 진행되는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도 요청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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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보안법 폐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들 |
| ⓒ 김태중 |
기자회견 성명에서 재판부가 국정원·검찰 공소장을 "한 줄도 고치지 않은 채 그대로 판결문에 옮겨 적었다"고 지적하고 이는 "군사정권 시절 통법부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이번 판결이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을 근거로 북한을 '이적 집단'으로 규정한 점을 문제 삼으며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헌법 3조는 북을 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아니다. 남과 북은 이미 6·15, 판문점선언을 통해 서로를 특수한 관계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냉전 논리에 갇혀 사상과 표현을 처벌했다. 이는 헌법 전문이 천명한 평화통일의 사명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성명은 국정원이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이른바 '북한 공작원'과의 접촉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한 점, 그리고 법정 증인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음에도 이를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재판부가 이정훈의 저서 <87, 6월 세대를 위한 주체사상 에세이> 등을 '이적표현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성명은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짓밟은 반헌법적 조치"라고 규정했다. 성명은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를 향해 "국제사회에는 평화를 말하면서 국내에서는 분단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모순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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