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에 서울 출발해서 여기까지... 이유가 뭘까?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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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륵사지 석탑과 관람객 |
| ⓒ 이지현 |
미륵사지
미륵사는 백제 무왕((武王,600~641) 대에 건립된 백제 시대의 최대 사찰이다. 미륵사지 석탑은 창건 시기가 밝혀진 우리나라 석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국보 11호이다. 원래는 9층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반파된 상태로 6층 일부까지만 남아있었고 일본인들이 무너진 부분에 콘크리트를 덧씌운 상태로 전해졌다. 1999년 석탑의 해체 수리가 결정되고, 20년 동안 기나긴 보수 과정을 거쳐 2019년 웅장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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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 장엄 구 |
| ⓒ 국가 유산 청 |
사리장엄구(사리를 봉안하는 그릇과 공양품) 앞에서 오랜 시간 기억하고 싶은 순수한 욕심! 또래로 보이는 여성들이 2009년 뉴스에서 보던 감동을 나누고 있다. 관람을 마치고 또 마주친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서울에서 오전 6시에 출발했단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불렀을까?
초등학생 두 아들을 데리고 온 가족도 만났다. 순천에서 출발하여 1박 2일 공주, 부여를 거쳐 미륵사지에 왔다고. 와! 백제인의 숨결을 제대로 느끼고 싶었구나. 6학년 아들은 "책에서 보던 미륵사지 석탑을 직접 보아서 좋다"고 하고 엄마는 "사찰의 건축물이 남아있지 않아서 아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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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 익산 박물관에 전시된 입점리 출토 금동 신발 |
| ⓒ 이지현 |
미륵사지에서 차로 7~8분이면 왕궁리 유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익산 백제 왕궁인 왕궁리 유적은 미륵사지와 같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다. 왕궁 담장이 남아있어 왕궁의 정확한 규모와 형태를 알 수 있고 왕궁 내부의 건물 지, 석축, 백제 최고의 정원 유적, 금, 은, 유리 등을 가공, 생산하던 공방 터가 있다.
흥미를 더해주는 유적은 우리나라 최고의 백제 시대 화장실 유적인데 기생충 알과 현재의 화장지처럼 사용되었던 뒤 처리 용 막대기가 출토되었다. 화장실의 원리가 수세식이라니 백제인들의 기술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왕궁리 5층 석탑 유적은 왕궁의 건물을 철거하고 그 위에 사찰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연유로 왕궁에서 사찰로 변화되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무왕이 익산 쌍릉에 모셔짐에 따라 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한 원찰로 활용하거나 백제 멸망 후 무왕 세력의 결집을 약화 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출처 백제왕궁박물관).
왕궁리 유적은 1970년 일본 교토대학의 마키타 다이료 교수가 <관세음응험기의 연구>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역사 학계에 많은 관심을 끌게 하였다. '관세음응험기'는 11~12세기 일본 가마쿠라 시대 왜승들에 의해 필사되어 쇼렌인(靑蓮院)에 1천 년 가까이 보관돼 온 책으로 기독교로 치면 일종의 신앙 간증집이다.
이 책에 다른 사서에 나오지 않는 무왕의 익산 천도와 천도 이후 왕실 사찰로 제석사를 건립했는데 불에 타 복구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제석사 목탑의 낙뢰는 과학적으로 검증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조사 보고도 나와 매우 흥미롭다( 논문 오현덕· 한광휘의 '자력 탐사를 통한 익산 제석사 목탑에 내리친 낙뢰(벼락)의 과학적 고찰, 출처 경향신문). 왕실 사찰 제석사와 국가 사찰 미륵사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백제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더 알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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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석 박물관에 전시된 보석 |
| ⓒ 이지현 |
귀금속 판매 센터인 주얼팰리스는 눈이 즐겁고 관람과 쇼핑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보석 가공 단지의 직영 매장으로 제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보고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다이노 키즈 월드와 공룡 테마 공원도 있다. 주말에는 주얼리 아카데미 센터에서 천연 보석 팔찌 만들기, 천연 보석 소망 나무 만들기, 공룡 화석 지우개 만들기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을 나서니 내 마음이 보석이고 궁궐이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백제의 궁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으면 단 한 페이지만 읽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독서의 계절 가을! 책 읽기를 잠깐 멈추고,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을 쉬는 익산 나들이를 떠나면 어떨까? 살아있는 한 권의 책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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