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2호기’ 수명 연장 통과…주민들 “지원책 늘려달라”

이은지 2025. 11. 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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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가 13일 고리원전 2호기(오른쪽 두번째) 계속운전 허가 안건을 승인함에 따라 2033년 4월까지 연장 가동된다. 맨 오른쪽은 영구 정지 8년 만인 지난 6월 해체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 모습. 송봉근 기자


“우짜겠습니꺼 받아들여야죠. 방사능 위험을 감수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정부가 지원을 늘려주기를 바랄 뿐입니더.”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사는 김진규(57)씨의 말이다. 그는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5㎞ 반경 안에 거주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13일 제224회 회의를 열고 고리 2호기 계속운전(수명연장) 허가 안건을 승인하자 지역 주민들은 담담히 수용하는 분위기다.

김씨는 “고리 2호기가 가동된 지 40년이 넘다 보니 주민들이 방사능 위험에 무뎌졌다”며 “다만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정부가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장군의 경우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전 5㎞ 이내 지역 개발과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해 매년 평균 15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공공사업에 쓰이다 보니 지역 주민에게 체감하는 수준으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원전 인근 주민들 “수명연장 수용…보편적 지원 늘려달라”


고리 2호기와 인접한 부산 기장군 일광읍 주민들도 원안위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수원 하청업체에서 근무 중인 황모(47)씨는 “한수원 직원은 1200여명인데 하청업체 직원은 5000여명”이라며 “원전 가동에 생계가 달린 지역 주민들이 많아서인지 수명 연장에 찬성하는 주민이 반대하는 주민보다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부산시 기장군 일광읍·철마면 지역에서 8년째 군의원으로 활동 중인 황운철 의원은 “기장군 지역경제가 원전과 밀접해 버렸기 때문에 원전 수명연장 대해 주민들의 반감은 크지 않다”며 “다만 지역 주민들이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굉장히 까다롭다.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보편적 지원을 늘려달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수명연장 심사 과정서 법 위반…행정소송 나설 것”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단체와 탈핵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사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고, 안전·경제성 검토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상현 탈핵부산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한수원은 법에서 정한 기한을 1년 넘겨 주기적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했는데도 원안위는 이를 묵인한 채 심사를 강행했다”며 “원안위의 심의는 무효라는 취지의 본안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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