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사찰 화엄사에서 만난 가을
[여경수 기자]
지난 5일 구례 군의회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화엄사를 방문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다는 화엄사를 제철에 찾은 것이다. 숙소도 화엄사 근처에 있는 구례리조트에서 묵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창가를 보니, 구례 읍내 위로 운해가 펼쳐졌다.
|
|
| ▲ 화엄사 일주문 |
| ⓒ 여경수 |
화엄경은 깨달음의 세계를 기록한 경전이다. 특히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후에는 의상대사가 화엄사를 화엄종의 원찰로 삼아 이곳에 머물렀다. 이후 화엄사는 상당한 규모의 사찰로 성장했다. 지금도 남아 있는 각황전 기단, 각황전 앞의 석등과 대석단, 동서오층석탑, 그리고 효대라 불리는 곳에 있는 사사자삼층석탑과 석등이 당시의 유적이다. 이들 문화유산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보와 보물로 각각 지정받았다.
화엄사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의해 잿더미가 되었지만, 인조 이후 조선 왕조의 지원을 받아 여러 전각이 복원되었다. 숭유억불 정책이 원칙인 조선 시기에 화엄사가 조선 왕조로부터 지원을 받았던 이유는 화엄사 승려들이 왜란과 호란 시기에 조선 왕조를 수호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화엄사의 일주문은 다른 사찰들과 달리 대문이 달려 있었다. 일주문을 넘어 화엄사 경내에 들어서니 한 경찰관을 추모하는 비가 있었다. 바로 차일혁 경무관을 기리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전쟁의 막바지에 상부에서 북한의 유격대를 소탕하기 위해, 화엄사 등 지리산에 있는 사찰을 불태우라는 명령을 거부하여 화엄사를 지켜냈다. 이것을 기리기 위해서 여러 사찰의 후원으로 화엄사에 그를 기리는 비석을 세웠다.
|
|
| ▲ 화엄사 각황전 |
| ⓒ 여경수 |
|
|
| ▲ 화엄사 효대에 있는 사사자삼층석탑과 석등 |
| ⓒ 여경수 |
나는 문화해설을 듣고 나서 화엄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었다. 공양간에는 시금치, 무채, 해초, 버섯과 같은 고명을 쌀밥과 함께 비벼먹을 수 있는 밥그릇이 준비되어 있었다. 화엄사는 지리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가 감도는 공간이다. 나는 화엄사 위에 있는 연기암까지 산책 삼아 걸어 올라갔다.
화엄사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서 내려오던 길에 화엄석경전시관에 들렀다. 화엄석경은 지금의 각황전 자리에 있던 장육전의 기단의 돌에 화엄경을 새긴 석비들이다. 장육전이 왜군에 불타면서 화엄석경이 파손되어 지금은 그 파편들만 남아 있다. 석경전시관에 전시된 파손된 석경들의 글씨를 살펴보니 천 년 전의 불경 글씨에서 깊은 뜻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오후 2시 40분에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구례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서 화엄사 자락을 다시 살펴보았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이재명 엮으러 바꿨나... '정영학 녹취' 검찰의 조작 정황 나왔다
- '김병주 유튜브' 또 추궁한 윤석열, 또 빈손
- '민가협 어머니들' 만난 이 대통령 "자부심 갖고 일상 영위하시도록"
- 이재명 대통령과 정근식 교육감 "수능 안 보는 분들도 응원"
- 자신들 '항소 포기'엔 눈감은 국민의힘
- 전태일 퇴근길 마음 닮은, 학교 급식실 밥 냄새 풍기는 시집
- 망치로 퉁퉁... 컨베이어벨트 없는 공장에서 진행되는 도요타의 '대변혁'
- 이 대통령 "지금도 수많은 전태일들이 생과 사의 경계에 놓여 있다"
- 더민주혁신회의 "검찰 항명은 진실 은폐 쿠데타, 즉각 징계해야"
- 부천 시장 트럭 돌진 사고 20명 사상... "페달 오조작 가능성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