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노만석, 그런 의지면 지휘 요구했어야” 野 “사표 왜 냈겠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항소에 반대한 것은 없다”며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자신이 지시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선고 후 처음에는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다가 언론에서 여러 얘기가 나와 2~3일 후 판결문을 대충 훑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일 국회에 와 있었다. 예결위가 끝나고 대검에서 항소 필요성 의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형이 선고됐는데 신중히 판단해야 되지 않겠느냐’ 정도의 이야기를 하고 끝나서 다시 돌아갔다”고 했다. 이어 “(항소 시한인) 7일 저녁에 예결위가 휴회했을 때 ‘검찰에서 항소할 것 같다’는 구두 보고를 받고, 이후 예결위가 끝난 뒤 최종적으로 ‘항소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사후 보고를 받았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진수 차관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항소 포기 취지의 복수 선택지를 전달했다는 ‘하명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지휘하려면 관행적으로 서면 또는 공문으로 해 왔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러한 정 장관의 발언은 12일 사의를 표명한 노 대행의 발언과 차이가 있다. 노 대행은 지난 10일 대검 연구관들과의 면담에서 ‘법무부에서 7일 오후 5시까지도 답이 없다가 오후 8시쯤 항소하면 안 된다는 연락이 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장관은 지난 6일 ‘신중 판단 필요’ 수준의 발언만 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노 대행은 하루 뒤인 7일 ‘항소하면 안 된다’는 연락을 법무부로부터 받았다며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 장관은 12일 예결위 정회 중 만난 취재진에게도 “(신중 검토를 하라는 게) 무슨 외압이냐. 일상적으로 하는 얘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정 장관은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논의 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다른 법무부 관계자도) 사건 결과 및 항소 여부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의논한 바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정 장관이 노 대행의 사의 표명을 두고 “이해할 수가 없다”며 “그 정도로 의지가 있었다면 장관한테 서면으로 수사지휘를 요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이나 공소청 문제는 저희가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의혹 부인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법무부 장관 혼자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예결위에서 “보이지 않는 윗선이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법사위에서도 “문제가 없다면 노 대행과 서울중앙지검장은 왜 사표를 냈겠느냐”(주진우 의원), “노 대행이 스스로 소설을 써서 지어낼 이유가 전혀 없다”(신동욱 의원), “검찰을 걸레로 만들어서 갖다 버릴 생각이냐”(곽규택 의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정 장관은 오히려 검사들의 반발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검찰 최고위 간부들이 집단적으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게 취하겠다”고 했고, 외압 논란을 촉발한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에 대해 “제재돼야 한다”며 징계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본인의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정 장관은 “전 정권하에서 (있었던) 일종의 정치 보복 수사 하나 때문에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나한·박준규·조수빈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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