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김도영’ 첫 경기는 WBC?

“걱정이나 위로가 아닌, 욕이라도 좋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김도영(22)이 긴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켰다. 그는 지난 11일 늦은 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올 시즌은 내게 짧고도 길었다. 부상으로 몸보다도 마음이 정말 힘들었지만,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비시즌 동안 영리하게 몸을 만들겠다. 올해 팀 승리에 기여하지 못한 만큼, 내년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도영은 지난해 KIA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의 주역이었다.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는 등 공·수·주에서 맹활약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햄스트링 문제로 한 시즌을 거의 날렸다. 폭발적인 관심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개막전에서 주루하다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한 달가량 재활을 거쳐 1군에 복귀했는데, 5월 말 도루를 하다 반대쪽 햄스트링을 다쳐 다시 전열을 이탈했다.
두 번째 부상은 더 심했고, 팬들 시선도 곱지 않았다. 당시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이 도루 한두 개를 하는 것보다 다치지 않는 게 팀에 더 도움된다”며 만류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발언 직후 다쳤다. 이후 김도영은 SNS 계정을 비활성화하고 두문불출하며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 8월 5일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틀 만에 수비 과정에서 다시 왼쪽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 4개월 새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 결국 KIA는 “김도영이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KIA는 결국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햄스트링은 러닝, 점프, 방향 전환 때 주로 쓰이는 근육이다. 특히 급가속이나 급제동 때 부하가 걸린다. 수비와 주루가 일상인 야수들은 늘 햄스트링 부상에 노출돼 있다. 한 번 다치면 재발 우려도 크다. 김도영은 시즌을 조기 마감한 뒤 약 3개월간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근육을 완벽하게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고 실전 복귀 준비를 시작할 시기다.
‘무사 회복’을 알린 김도영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지도 관심거리다. 현 대표팀에는 송성문(키움 히어로즈)·노시환(한화 이글스)·문보경(LG 트윈스)·김영웅(삼성 라이온즈)·한동희(상무) 등 쟁쟁한 3루수가 즐비하다. 노시환은 최근 대표팀 훈련에서 “도영이까지 오면 3루수 자리가 말도 안 되게 좋다. 큰일 났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기도 했다. ‘건강한 김도영’은 분명 최고 3루수지만, 햄스트링 부상 위험은 작지 않은 변수다. 김도영은 “걱정이나 위로보다는, 욕이라도 좋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다. 그 관심이 나를 뛰게 한다”며 “내년엔 건강한 모습으로 꼭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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