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는 공기와 같다"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해법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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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DC 이음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제주시니어클럽의 어르신들이 6일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에서 손에 집게와 자루를 들고 4인 1조로 하얀 모래 위에서 '플러깅(걸으며 쓰레기 줍기)' 활동 중이다. |
| ⓒ 유창재 |
제주특별자치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이호테우해수욕장 해안에서 지난 6일 이른 아침에 만난 이순여(75)씨는 빨간 상의를 입고 손에 집게를 들고 '플러깅(걸으며 쓰레기 줍기)' 활동 중이었다. 잠깐 걸음을 멈추게 하고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는 전화국에서 일했고, 퇴직 후 10년 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제주시니어클럽을 통해 노인일자리를 알게 됐다. 첫 일자리는 '교통데이터조사'였다. 지난 5월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이음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환경생태보전 활동을 한다고 했다. 해당 사업에는 현재 45명이 참여 중이며, 주 3회, 일 5시간 일하고, 월 89만 원(교통비 포함) 정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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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DC 이음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제주시니어클럽의 어르신들이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에서 손에 집게와 자루를 들고 4인 1조로 '플러깅(걸으며 쓰레기 줍기)' 활동 중이다. |
| ⓒ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7일 오전 제주 용담포구 갯바위에서 바다환경지킴이가 쓰레기를 수거하던 중 의심 물체(1㎏)가 발견됐고, 검사 결과 마약류 '케타민' 성분이 검출됐다. 10일에도 구좌읍 동복리 해안과 애월읍 해안에서 각각 초록색 '우롱차' 포장지 형태의 1㎏짜리 마약류가 발견됐다. 이례적인 상황에 해경이 제주도 전역 해안가 수색을 벌이고 있다.
노인일자리가 올해 처음이라는 강창인(65, 전 해양수산부 공무원)씨는 "바람이 불 때 나와보면 조류를 타고 쓰레기가 해안으로 밀려오는데, 중국에서 생산된 과자 같은 것들이 많이 나온다"며 "(최근) 마약류가 발견되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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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CD이음일자리 사업에 참여중인 느영나영복지공동체의 황성윤 어르신이 6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저지오름에서 환경생태 캠페인을 하고 있다. |
| ⓒ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밀감 농사를 짓다가 은퇴한 후 6년 간 쉬는 시간을 보내고 첫 일자리 참여에 나선 황성윤(69)씨는 "노인일자리로 많은 것을 깨우쳤다. 오름에 다니면서 쓰레기를 치우는 보람이 엄청나다"면서 일에 대한 큰 만족감을 전했다.
"쓰레기 줍는 것은 보통 아무것도 아닌 취급을 받을 수 있지만, 내가 막상 해보니 남에게 좋은 인식을 주고 베푸는 것이다. 밀감 농사는 자기만의 것이지만, 노인일자리는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내 손길에 환경이 좋아진다."
그는 노인일자리로 "건강과 새로운 삶"을 얻었으며, "제2의 전환기가 됐다"고 했다. 또 센터에서 디지털 교육을 받았고, 최근엔 쳇지피티(ChatGPT)도 배웠다고 귀띔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는 것. 무엇보다 자존감도 높아지고, 삶의 태도 또한 달라졌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자격증 안내를 받아 '환경관리사 1급'도 취득했다. 해당 사업에 80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도 다수가 같은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시니어들의 활동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자연관광 자원이 주 수입원인 제주도로서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길이다. 이점에서 노인 노동력은 경제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조홍영 노인인력개발원 홍보기획부장은 "노인층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뀌어야 한다, 노인일자리는 공기와 같다"며 "어르신들이 매일 아침 하는 (플러깅) 활동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제주 사회의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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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DC 이음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제주시니어클럽의 어르신들이 6일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에서 플러깅 활동을 벌이고 있다.사진 오른쪽은 이날 수거한 해양 쓰레기 중 일부. |
| ⓒ 유창재 |
JDC 이음일자리 사업은 취업 취약계층의 사회 참여와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지역사회 수요에 기반한 직무 수행을 통해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 지난 5월 시작한 사업은 참여자 교육을 거쳐 7월~11월 5개월간 진행된다. 현재 230명(60세 이상 200명, 60세 미만 30명)이 참여해 노년층과 젊은층을 잇고 있다. 예산은 JDC가 10억 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3억4000만 원을 투입하고 있다.
박영하 JDC 홍보협력실장은 "(이음일자리는) 지속가능한 제주의 내일을 만든다는 목표로, 삶의 길을 잇고 사람의 가치를 더하고자 한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치를 실천하고 세대를 이어주는 일자리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자본, 일자리, 노인·청년노동력 등 3박자를 갖추고 있는 이음일자리는 지난해 환경오염원 수거(1만5019L), 유해식물 제거(2만3332L), 관광상품 운영(7건), 이음일자리 콘텐츠 3451건 홍보 등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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