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검사도 노만석에 반발 "法과 반대 정무적 판단, 정치검사 아니냐"

대장동 개발비리 1심 항소 포기를 지휘한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1일 휴가를 내고 거취를 고심하는 가운데 검찰 내부의 집단 반발 여진은 지속되고 있다. 노 대행이 전날(10일) 항소 불허 결정 배경으로 “용산·법무부 관계”를 언급하면서 책임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민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불변기간의 무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지청장은 “항소제기일과 항소이유서 접수일은 목숨 내놓고 지켜야하는 불변기간”이라며 “일부라도 무죄가 있는 사건에서 항소제기일을 놓치면 관련자는 중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은 피고인들에게 일부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대검 예규에 따르면 일부 무죄 등 무죄가 선고된 경우 항소하는 것이 일반 원칙이다.
이어 “대검에서(혹은 법무부에서) 항소장 제출 만기일 3일 전 올라간 보고서를 뭉개다가 접수 만료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허 지시를 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조치”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은 만장일치로 항소하기로 했으나 항소기한 만료일인 7일 오후 11시53분쯤 항소 불허가 통보됐다.
김 지청장은 법무부에서 항소 자제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검찰청법 8조’에 따랐어야 한다고 했다. 김 지청장은 “정상적 절차로 항소 포기가 될 때는 장관이 서면으로 총장에게 지시하고, 총장 대행은 중앙지검 수사공판팀에게 설명을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청장은 “이 모든 것이 항소제기일 1시간 전에 가능하냐”며 “각자의 지위에 맞게 책임을 지라”고 끝맺었다.
변시12회 출신의 초임검사 송승환 대구지검 형사1부 검사 역시 이날 이프로스에 “차장님(노 대행)은 모 언론사 인터뷰에 검찰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소포기를 지휘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검사가 ‘정무적 판단’을 하여 법률 규정과 반대되는 판단을 하는 것은 ‘정치검사’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어 “과거 소위 사법농단 사건이 상고법원을 만들기 위한 재판거래가 핵심인데 (항소 포기 사태와)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사법농단 의혹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사건이다.
송 검사는 “이미 (검찰청 폐지)법이 통과되고, 검사들이 의욕을 잃어 이탈하고, 형사사법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소 포기를 하면서까지 살릴 수 있는 검찰은 무엇인가”라며 “항소 포기하면 국민을 위한 직접수사권, 수사지휘권이 돌아오느냐”고 자조했다.
김보름 기자 kim.boreu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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