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성호 게이트∙노만석의 난…모든 게 대통령 때문 물러나야"
국민의힘은 11일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연이어 방문해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과정에서의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정조준했다. 이 과정에서 탄핵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냈다.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 항소를 멈추게 한 진짜 윗선 누구입니까’라는 문구와 이 대통령 사진이 함께 담긴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 호칭을 생략한 채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 비리 범죄가 일부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항소를 포기했다. 모든 것은 이재명 때문”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진정한 몸통은 ‘대장동은 내가 설계했다’고 한 이 대통령”이라며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더니 범죄자가 의인이 되고 수사한 사람은 죄인이 됐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국가 해체 프로젝트를 멈출 방법은 이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규탄 이후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과의 면담을 위해 대검 청사 안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대검 측이 정문을 봉쇄해 무산됐다. 장 대표 등은 대검 현관 앞에서 약 30분 간 대치하며 “노만석 나와라”, “출근도 포기했나”라고 항의했다. 노 대행은 이날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법무부 규탄대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성호 게이트”, “노만석의 난” 등을 외치며 한층 격앙된 분위기로 진행됐다. 송 원내대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항소 포기 결정 직전 검찰에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조폭·깡패인가. 이것이 협박이자 외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과 법무부에 아부하느라 70년 검찰 역사의 자존심을 대장동 잡범들에게 팔아먹은 노만석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장 대표도 “그 말이 저에게는 조폭 두목이 밤길 조심하라는 말로 들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정 장관, 노 대행을 시위소찬(尸位素餐·자리만 차지한 채 세금을 축낸다)에 비유하며 “세금을 그만 축 내고 내려오라”고 했다. 장 대표는 진보 성향 유튜버가 소음을 내며 발언을 방해하자 “민주당 유튜버들이 발작하는 걸 보니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라고 똑똑히 아는 것 같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 사건 정점에 이 대통령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 인사는 “대통령실은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하지만 민정수석실에서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라고 했다. 진종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총연출, 정성호 감독, 노만석 총대,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썼다. 성남이 지역구인 김은혜·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장관 탄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고심도 커지고 있다. 여론전을 지속할 카드가 마땅치 않아서다. 검사들의 집단 반발 등 ‘검란’(檢亂)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국정조사와 대정부질문 등 국민의힘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도부를 중심으로 삭발 시위, 장외 투쟁 등 강경 목소리도 나온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장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채팅방에 “규탄대회에서 삭발이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다른 지도부 인사는 “언제든지 장외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내부적인 세팅도 다 돼 있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완전한 단일대오로 움직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지도부는 대검·법무부 규탄대회에서 소속 의원 107명 전원 참석을 요청했지만 참가 인원은 40여명에 그쳤다. 송 원내대표는 대검 규탄 대회 직후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민주당의 2배, 3배로 절박하게 싸워야 한다. 당의 공식 일정에 함께 임해달라”는 문자를 전 의원에 보냈지만, 오후 법무부 규탄 대회 규모는 더 줄어든 모습이었다. 원내 관계자는 “전날 밤에 급작스럽게 일정이 결정돼 불참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12일 국회 경내에서 원외위원장 등 수천명을 동원한 규탄대회를 열어 투쟁 동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관건은 국민이 얼마나 호응할 지 여부”라며 “현재 20%대인 당 지지율이 반등하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투쟁 드라이브를 걸 동력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박준규·양수민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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