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뜩 구조해야” 4·6호기 해체 채비…일각 ‘증거실종’ 우려

김민주, 김윤호, 안대훈 2025. 11. 1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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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닷새째인 10일 사고 현장 모습. 무너진 5호기 양옆의 붕괴 위험이 있는 4·6호기의 발파·해체를 앞두고 이날 오후 6시부터 발파 지점 반경 300m 내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고 차량 진입 등을 통제하는 안전구역 설정 작업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7시 30분쯤 울산시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앞 도로. 대형 크레인의 붐(크레인 팔), 바퀴, 균형추 등을 실은 트레일러 10여대가 발전소로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섰다. 이들 장비는 발전소 내에서 조립돼 구조 작업에 활용된다.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는 가운데 절단용 가스 연료 역할을 하는 수소·질소 통을 실은 트럭도 속속 발전소로 들어갔다. 한 트레일러 기사는 “안쪽 사람들(매몰자들)은 어찌 됐습니꺼”라고 물으며 “퍼뜩 빼야(구조해야) 할 긴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5호기) 붕괴 사고 현장에서 타워 4·6호기 해체를 위한 준비 작업이 10일 본격화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번 주) 4·6호기 발파·해체가 완료되면 매몰자 수색을 위해 5호기 잔해를 들어내는 작업이 곧장 이어진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발생한 보일러 타워 5호기의 붕괴 사고로 7명이 매몰됐다. 이 중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하지만 나머지 4명은 아직도 잔해 속에 있다. 이들을 구하기 위한 구조작업은 추가 붕괴 우려로 지연되고 있다. 붕괴된 5호기 옆 4·6호기가 해체되면 크레인 등 중장비가 투입이 가능해 매몰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4·6호기 발파 작업은 무너진 5호기 공사를 했던 코리아카코가 맡는다. 중수본 관계자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하면 다시 해체 계획을 세우고 구조 검토를 해야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려 현재 4·6호기 발파 및 해체 관련 가장 많이 아는 기존 업체가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쓰러지는 방향 설정, 충격 최소화 등 고려할 게 많은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계획대로 주변 위험이 제거되면 대규모 인력이 대형 장비를 운영해 속도감 있는 구조·수색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6호기 해체가 붕괴 사고 원인 규명엔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5호기는 이미 무너졌다. 같은 방식으로 해체되던 4·6호기는 취약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표본이자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보일러 타워 실물에 대한 정밀 조사 등 없이 해체되면 이번 사고 원인을 밝히고,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참사 교훈을 찾기 어려워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중수본은 이날 공식 발파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르면 11일 발파가 예상된다. 경찰이 10일 오후 6시부터 발파 지점 반경 300m 주변을 통제하기로 하면서다. 중수본 관계자는 “해체 및 구조대 투입 과정에서 안전상 검토할 사안이 많다. 발파 시점이 확정되면 안전재난문자 등을 통해 주민께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체 방식은 기존 무너진 5호기로 4·6호기가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지향성 발파’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일러 타워 4호기와 6호기는 무너진 5호기 양옆에 30m 간격으로 있다. 4호기는 취약화 작업이 100%, 6호기는 75%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무너진 5호기는 90% 수준에서 작업이 진행되던 중 붕괴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 울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HJ중공업 관계자 등 참고인 10여명을 조사했다. 경찰과 별도로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김민주·김윤호·안대훈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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