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법정증언 "윤, 계엄 후 '막상 해보면 별 것 아니야' 발언"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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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관 부장판사가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첫 재판을 심리하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한덕수가) 12월 3일 말고 다른 회의 때 참석을 독려하는 듯한 전화를 한 적 있습니까?"
송미령 장관은 "업무 질의나 지시가 있을 때는 가끔 통화했지만, 회의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를 받은 건 처음"이라며 "회의 때문에 총리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진관 부장판사의 질문은 한 전 총리 내란 혐의에 접근하는 핵심 단서로 남게 됐다. 평소 전화 한 통 하지 않던 송 장관에게까지 연락해 참석을 독려한 것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인적 요건을 맞추려 한 정황으로 해석된다. 또한 비상계엄 당일 한 전 총리의 태도와 의도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한 전 총리 측은 관련 의혹을 전부 부인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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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8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세부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
| ⓒ 이정민 |
송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저녁 회동은) 국무회의가 아니라고 일관되게 생각한다"라며 "대통령이 오셔서 2~3분 동안 회의가 아니라 통보에 가깝게 말씀하고 나가서 계엄이 선포됐다. 비상계엄 상황인 줄 알았으면 당연히 안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무력하고 무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동원됐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수를 채우게 됐다. 송구하다"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 말을 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윤석열 정부 다른 국무위원에게 보였던 태도를 잃지 않았다. 송 장관에게도 "비상계엄에 반대한다고 말씀은 그렇게 했는데 실제 상황은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국무위원들이) 잠시 모였다가 해산된 거 아니냐"라며 "(무력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은 그렇게 하지만 현실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 실제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설사 반대했다고 하더라도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니냐"라고 질책하듯 따져 물었다.
송 장관은 "실체적으로는 그렇다"라고 밝히며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한 이유다. 당시 상황이 뭔지도 모르겠고 비현실적으로 당황스러웠다. 이걸 도대체 누구와 논의할지, 국민들은 어떻게 납득할 지 (몰랐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윤석열,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야'라고 했다"
송미령 장관은 윤씨가 비상계엄 선포 후 국무위원들에게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윤씨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다시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돌아온 상황을 설명하면서 "(윤석열이) 들어와서 '마실 걸 갖고 와라' 이런 이야기도 했다. 앉은 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유의 말씀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한 전 총리에게 본인이 가셔야 할 일정이나 행사를 대신 가달라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라며 "각 부처에 몇 가지 지시를 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당분간'이라는 이야기를 한 게 맞느냐. 일시적, 경고성이라면 당분간이라는 단어와는 상충하지 않느냐"라고 재차 물었다. 윤씨가 '경고성 계엄'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상반되지 않느냐는 취지다. 이에 송 장관은 "일회성이라는 말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송 장관은 당시 대통령실 대접견실에 도착한 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무슨 상황인지 물었고, 이 전 장관이 '계엄'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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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수 전 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5차 공판 출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1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 ⓒ 이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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