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 조롱’ 이면에는 불안이 담겼다고?

한때 ‘세련된 중년의 자기 관리’를 상징하던 영포티가, 이제는 ‘젊은 척하는 꼰대’로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세련된 중년’에서 ‘감 못 잡은 꼰대’로
‘영포티’라는 용어는 2015년 트렌드 분석가인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이 ‘라이프 트렌드 2016’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당시 영포티는 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세련된 40대를 뜻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온라인상에서는 ‘스윗(서윗) 영포티’라는 표현이 유행하며 젊은 여성에게 추근거리는 중년 남성을 풍자하는 밈으로 번졌다. 이어 ‘좌포티’, ‘틀포티’ 등 조롱성 파생어가 생겨났고, 최근에는 ‘영포티 자가진단표’가 패러디처럼 퍼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영포티’ 관련 온라인 언급량 10만4160건 중 55.9%가 부정적인 맥락이었다. 상위 연관 키워드는 ‘욕하다’, ‘늙다’, ‘역겹다’ 등이었다. 불과 10년 만에 ‘젊은 감각의 중년’은 ‘조롱받는 세대’로 전락한 셈이다.
◇MZ세대의 ‘역 박탈감’… “기득권이면서 왜 젊은 척하냐”
영포티에 대한 청년층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한 20대 직장인은 “회사에 나이도 많으면서 젊은 감성 따라 하는 40대 상사가 있다”며 “노력은 알겠지만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로, 60세 이상 고용률(48%)보다 낮았다. 청년 자영업자의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1년 내 폐업했고, 서울 중위 아파트 가격은 10년 전보다 2.5배 이상 올랐다. 이처럼 ‘닫힌 사회의 문’ 속에서, 영포티는 운이 좋았던 세대이자 기회를 선점한 기득권 세대로 비친다. 그런 세대가 젊은 문화를 흉내 내는 모습은, 청년층에겐 “감히 따라 하지 말라”는 감정의 자극제가 되는 셈이다.
실제 청년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장님이 나보다 더 신상 운동화를 신었다”, “클럽에서 아저씨들이 젊은 척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이는 젊음의 영역을 지키려는 세대 방어 심리로 해석된다.
임명호 교수는 또 “IMF 외환위기 시절을 겪으며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40~50대가 이제 경제적 여유를 얻고 뒤늦게 젊음의 문화를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른바 ‘레트로 욕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Z세대에게는 그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심리적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결국 ‘영포티 조롱’의 본질은 “왜 당신이 우리 영역에 오느냐”는 세대적 배타성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나잇값 논쟁’이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의 투사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동청 원장은 “40대는 외환위기 이후 안정기에 취업해 부동산 상승 이전에 내 집을 마련했던 ‘마지막 운 좋은 세대’로 평가된다”며 “이에 비해 MZ세대는 치열한 경쟁과 높은 집값 속에서 ‘닫힌 세대’로 살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분노가 영포티라는 상징적 대상에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세대 갈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에는 ‘유니중년(油腻中年·기름진 중년)’이라는 표현이 있다. 배 나온 중년 남성을 조롱하는 인터넷 밈이다. 서구권에서도 젊은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를 향해 “오케이, 부머(OK, Boomer)”라며 냉소를 보낸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중년 세대에 대한 조롱과 냉소가 퍼지고 있다.
영포티를 향한 조롱은 결국 세대 간 공감의 단절을 보여준다. 중년은 젊음을 잃은 상실감에, 청년은 기회를 빼앗긴 불안감에 서로를 비난한다. 임명호 교수는 “양쪽 모두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라며 “중년 세대는 여유로 젊음을 회상하고, 청년 세대는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면서도 불공평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처지를 조금씩 이해하고 배려할 때, ‘조롱의 밈’이 혐오가 아닌 유머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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