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줄일 최선책은 ‘성공한 대통령’ [김성탁의 시선]

김성탁 2025. 11. 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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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논설위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도 이 대통령 재판 관련 ‘사법리스크’ 논란이 여전하다.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방탄용 사건 무마 시도”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대통령 연루 사건이 '조작 수사'라며 항명 가담자 감찰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여당이 추진한 이른바 ‘재판중지법’은 대통령실 만류로 하루 만에 처리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전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을 방문해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야당을 비롯해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 재개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사실상 이 대통령 임기 중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헌법 84조는 대통령 재직 중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 소추를 받지 않도록 했다. 불소추 특권이 재판에까지 적용되는지에 대해선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는데, 재판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관련 재판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 민주당이 재판중지법을 다시 꺼낸 든 것은 국정감사가 계기였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돌려보낸 이 대통령의 파기환송심 재개 가능성에 대해 김태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상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반색했지만, 통상 ‘이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표현은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환송심의 첫 공판 기일을 대선 전인 5월 15일로 잡았던 고등법원은 추후 기일을 대선 후인 6월 18일로 바꿨었다. 대선 후보에게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이 대통령 지지 세력에서는 “사법부의 대선 개입”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대선 후보였을 때도 하지 못했던 재판 진행을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하기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파면에 까다로운 탄핵 절차를 두고 있는 것처럼 주권자인 국민이 선택한 무게감이 크기 때문이다.

여당발 재판중지법을 이 대통령이 포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런 '대통령의 뜻'을 전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중지된다는 것이 다수 헌법학자의 견해”라며 “헌법상 당연히 중단되는 것이니 입법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당이 추진하는 대로 별도 입법이 필요하다면 다른 의미에선 입법이 없을 경우 재판 재개가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강 실장은 “만약 법원이 헌법을 위반해 중단선언을 뒤집으면 위헌심판 제기와 더불어 그때 입법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보기에 정청래 대표 등의 재판중지법 추진은 ‘과유불급’이었을 것이다.

「 중단 재판 퇴임 후 본격화 예상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 중요
지지 받는 대통령 되기 힘써야

강훈식 비서실장이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판중지법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야당은 계속 흔들기에 진력하겠지만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는 시점은 퇴임 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임기를 마치고 재개되는 재판을 막을 법적 근거도, 그럴 만한 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퇴임 후를 고려하면 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성과를 내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는 일일 것 같다.

최근 만난 보수 성향의 지인은 “이 대통령이 훌륭한 업적을 낸다면 퇴임 후 과거 사건 관련 재판으로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대선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었고, 올해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줬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정치적 노선은 나와 안 맞지만, 경제적인 사안이나 정책을 챙기는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다른 대통령에 비해 잘하는 것 같다. 한마디로 일머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보수 성향 친구 4명이 모였는데, 두 명은 여전히 확실한 보수이고, 자신과 또 한 명은 “이 대통령이 일은 괜찮게 한다”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도 성과를 통해 여론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할 이유는 뚜렷하다. 내년 지방선거에 이어 임기 3년 차인 2028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 승리가 필수적이다. 만일 야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지금과는 반대로 ‘재판재개법’을 발의해 통과시킬지 모를 일 아닌가. 이 대통령에게 정권 재창출 여부도 당연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정권이 다시 집권하면 재판이 진행돼 원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집권 말기까지 긍정 여론이 높아야 한다. 정권교체 때도 “이 대통령의 업적이 많다”는 여론이 있다면 버팀목이 돼 줄 것이다. 사법리스크가 우리 국민이 가져본 적 없는 ‘성공한 대통령’ 배출로 이어진다면 뜻밖의 소득이겠다.

김성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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