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도 "페이커!" 숭배…롤드컵 사상 첫 3연패 역사 썼다

박린 2025. 11. 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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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두에서 열린 월즈에 나선 T1의 페이커. [사진 라이엇게임즈]

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줄여서 월즈)에서 T1의 페이커(이상혁)가 ‘전설’이 됐다.

페이커를 앞세운 T1은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공원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풀세트 끝에 3-2로 꺾고 우승했다. 축구 월드컵에 빗대 ‘롤드컵’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대회다.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온라인 게임 ‘롤’은 5명씩 한 팀을 이뤄 171개 챔피언 중 하나씩 선택해 상대팀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하는데, 3세트까지 1-2로 끌려갔던 T1은 4, 5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SK텔레콤과 KT는 2000년대 스타 크래프트 시절 라이벌이었지만, 롤 종목 ‘통신사 더비’에서는 T1이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페이커는 역대 최다 우승을 6회(2013·15·16·23·24·25)로 늘렸고,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사상 첫 쓰리핏(3연패)를 달성했다.

페이커가 월즈 사상 첫 3연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AFP=연합뉴스]


1세트 초반에 KT가 상대를 흔들기 위해 하단을 집중 공략했지만, T1은 드래곤과 아타칸 지역의 교전에서 환상적인 전투 호흡을 자랑하며 승리했다. 페이커는 1대2로 뒤진 벼랑 끝 4세트에 웃으며 경기를 즐겼다. 특히 챔피언 애니비아를 선택한 그는 길을 막는 스킬인 ‘결정화’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KT 선수들의 이동을 어렵게 만들었고, 동료들이 고립된 상대를 한 명씩 끊어내면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5세트에서는 T1이 KT의 요릭을 집중 공략하며 분위기를 가져온 뒤 대규모 교전에서 화력을 퍼부었다.

앞서 T1은 국내 리그 LCK 4번 시드로 월즈에 출전했고, 와일드카드 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올라왔다. 포지션이 미드 라이너인 페이커가 위기에 처한 팀원을 돕는 핵심 역할을 했다. 애니원즈 레전드(AL)와 8강, 톱 e스포츠(TES)와 4강에서 의외의 챔피언 멜을 선택해 상대를 무력화 시켰다. 중국 LPL 팀을 상대로 역대 13전 전승을 거둔 페이커는 “(청두 상징인) 팬더를 보러 갈 시간은 없었다. 연습하느라 바빴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청두에서 열린 월즈에 사상 첫 스리핏을 달성한 T1의 페이커. [사진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선수들은 두뇌 회전이 빠른 10대 후반을 지나 25세 정도면 은퇴하는데, ‘e스포츠계 메시’ 29세 페이커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38)처럼 10년 넘게 최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스타들의 스타’인데, 월즈 첫 결승에 오른 KT의 비비디(곽보성)는 페이커를 우상으로 삼으며 포지션도 미드라이너로 바꾼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방한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서울 코엑스에서 “페이커” 이름을 3차례 ‘삼창’하며 “한국의 PC방 문화, e스포츠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며 기습 숭배하기도 했다.

한국 팀은 DRX(2022년)부터 T1(2023~25)까지 4년 연속 월즈 우승을 이어갔다. T1과 TES의 준결승은 동시접속자가 359만명(중국 제외)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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